파이낸셜타임스(FT)는 21일(현지시간) 국제남극여행사협회 자료를 인용해 올들어 러시아 영토의 남극을 찾은 총4만6000명의 여행자 중 12%가 중국인으로 호주 다음으로 중국이 남극여행 2위국이 됐다고 보도했다.
북극의 최다 여행자도 중국인이다. 지난해 핀란드 라플란드 지역은 중국 관광객이 전년 대비 무려 92% 급증했다.
프리랜서인 중국인 마보(43)는 "지난해 12월 남극을 여행했는데 파도가 심했지만 배는 안전하게 항해했다"며 "5성급 서비스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동안 프랑스, 이탈리아, 영국 등 24개국을 여행했던 그는 남극 여행에 15만위안을 썼다.
최근 중국의 한 조사에 따르면 연봉 2200만위안 이상 중국인의 3분의 1 이상이 극지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자들은 평균 10개국을 여행했다. 이들은 한번 가봤던 파리 에펠탑은 다시 보고 싶어하지 않는 것이다.
프리랜서 그래픽 디자이너인 제미 장(36)은 "관광객이 많지 않은 곳을 여행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18만위안을 들여 2014년 남극 크루즈 여행을 다녀왔다. 부유층 중국인을 대상으로 한 여행사인 HH트래블은 남극해에서 마라톤, 사진촬영, 심지어 결혼식까지 열 수 있도록 상품을 다양화할 계획이다.
중국 관광객들은 보통 남극의 여름인 11월부터 3월 사이에 많이 방문한다. 시간이 많지 않은 여행객들은 크루즈를 생략하고 비행기를 타고 온다. 일부 관광객들은 1985년 중국이 남극 킹 조지 섬에 새운 최초 기지인 '창쳉(만리장성)'을 방문하기도 한다.
중국이 정부차원에서 북극과 남극에서의 활동 및 위상을 강화하는 가운데 이 지역에서 부자 여행객들이 늘어나는 점도 주목된다. 지난 5월 베이징에서는 40개 이상 국가 대표 400여명이 참석한 제40회 남극조약 협상회의와 제20회 남극 환경보호위원회 회의가 열렸다. 중국은 지난해에 남극에 네 번째 기지를 세운 데 이어 다섯 번째 기지 설립을 추진하는 등 무서운 속도로 남극에 투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