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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일병은 이날 본인 짐 25kg 장비와 상병 짐 12kg 장비를 번갈아 올려놓는 식으로 산길을 계속 올랐다. 그런데 김 일병은 어느 순간 사라졌고, 등산로를 벗어난 곳에서 몸을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다친 채 발견됐다.
김 일병이 발견된 시간은 이날 오후 2시29분쯤이었으며, 그로부터 27분이 지난 오후 2시56분쯤 뒤에야 119에 김 일병 구조 요청이 이뤄졌다.
심지어 구조하러 온 군 헬기와 산림청 헬기 사이에 혼선이 빚어져 구조는 더 늦어졌다. 군 헬기가 출동한 것으로 파악되면서 산림청 헬기는 복귀 조처 됐으나 정작 군 헬기는 환자를 헬기로 끌어올리는 ‘호이스트 작업’에 실패하며 구조가 늦어졌다.
MBC가 입수한 사고 당시 소방 무전에는 “군부대 헬기 미숙하여서 상황 정확하게 판단 안 된다”, “현장에서 군부대 헬기 철수 시켜달라”는 내용이 담겼다.
결국 사고 신고 약 2시간 반 만에 소방 헬기가 김 일병을 구조해 원주 세브란스 기독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날 오후 6시 29분쯤 사망 판정을 받았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부검 결과 김 일병은 경추 5번 골절과 왼쪽 콩팥 파열로 인해 숨졌다. 이에 유족은 김 일병의 발견부터 사망까지의 4시간 동안 신고와 구조가 늦어지면서 골든 타임을 놓쳤다고 지적하고 있다.
김 일병의 아버지는 “119 소방대원한테 신고도 안 하고 27분이라는 동안 모든 시간을 다 낭비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또 유족은 사고 당일 오후 4시51분쯤 김 일병이 심정지 상태에 이르렀음에도 군 당국이 부모에게 ‘훈련 중 굴러 다리를 다쳤다’고 설명한 점에도 의문을 품고 있다.
경찰은 지난달 군 당국으로부터 홍천 일병 사망 사건과 관련해 사고를 신고한 하사와 사고를 보고받은 상사 등 3명을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수사해달라는 요청을 받아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