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신하연 기자] 연말을 맞아 투자자들의 관심이 고배당주로 쏠리고 있다. 지난해부터 기업의 배당기준일이 분산된 데다 올해는 정부가 추진 중인 ‘밸류업 프로그램’ 관련 수혜도 전망되는 만큼, 배당주 투자전략도 기존과는 다르게 가져가야 한다는 분석이다.
2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코스피 200 종목 중 배당성향이 높은 금융주로 구성된 ‘코스피200 금융 고배당 TOP10’은 지난 한 달(11월1일~12월2일)간 7.71% 상승해 테마 지수 중 두 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3.62%)을 훌쩍 웃도는 수치다.
연초 이후 수익률은 44.27%로 테마 지수 중 1위다. 이 외에도 올해 테마 지수 수익률 상위 10개 중 8개가 고배당 관련 지수로 나타났다. 정부와 거래소가 ‘밸류업 공시’ 동참을 적극 독려하는 가운데 배당 확대에 기대감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주목할 만한 변화 중 하나는 공기업의 배당 재개다. 지난해 배당이 중단됐던 한국가스공사와 지역난방공사가 올해 배당을 재개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공기업은 통상 대표적인 ‘고배당주’로 꼽히지만 최근 실적 악화에 배당이 중단된 바 있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2024년에는 직전 3년과는 달리 한국가스공사, 지역난방공사 등 유틸리티 공기업들의 배당 가능 이익이 발생할 전망”이라며 “배당이 재개된다면 2025년 배당을 기대하는 수급이 조기 유입될 수 있으며 외국인 지분율 반등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안정적인 배당 성향을 유지하고 있는 은행 업종의 배당 매력도 여전히 주목할 만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4대 은행지주는 일제히 ‘밸류업 공시’를 통해 주주환원율(배당금+자사주 매입금액/순이익) 50%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지난 3분기 기분 하나은행 주주환원율은 70%에 육박한 수준이다. KB국민은행 주주환원율은 50% 이상,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은 40%대를 기록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배당매력과 은행 주주환원 확대 추세는 지속될 것이라는 점에서 시장대비 초과상승세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정부의 배당 절차 개선 정책에 따라 통상 연말에 몰려있던 배당 기준일이 분산됐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기업별 배당 기준일과 지급 공시를 꼼꼼히 확인하고 그에 맞는 전략을 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중에서는 배당 기준일 변경 기업이 101개, 미변경 기업이 466개, 배당 미실시 기업이 251개로 나타났다.
김민규 KB증권 연구원은 배당기준일이 여전히 12월인 기업에 대해서는 “12월 말에 배당락이 임박해서 사기보다는 12월 중순에 매수하는 게 좋고, 둘째, 매수 이후 주가가 올랐다면 굳이 배당을 받지 않고 매도해도 괜찮다”고 제언했다.
반면 배당기준일을 변경해 연말 이후 주목할 만한 종목으로는 SK네트웍스, 현대글로비스, 기업은행, NH투자증권, DB손해보험, 이노션 등을 제시하고 “밸류업 공시를 통해 주주환원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거나, 최근 주당배당금(DPS) 추정이 상향 중인 종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