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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현지시간) 미국지질조사국(USGS)은 아프가니스탄 헤라트주에서 북서쪽으로 약 29㎞ 떨어진 곳에서 규모 6.3 지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강진 이후 규모 5.0과 4.1 등 두 차례 여진도 이어졌다. 이들 지진의 진원 깊이는 10㎞였다.
아프간 헤라트 주지사 측은 성명에서 “이전 지진으로 피해를 본 지역에 인접한 일부 지역이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며, “의료팀과 공무원들이 협력해 여러 부상자를 병원으로 이송했다”고 밝혔다.
지난 7일 이후 나흘 만에 발생한 추가 지진으로 인한 피해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다. 자난 사예크 아프간 재난관리 대변인은 로이터에 최근 지진으로 인한 사상자에 대한 정보는 취합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번 강진 추가 발생으로 아프간은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앞서 아프간은 지난 7일 발생한 강진으로 사상자 숫자가 4500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됐다. 최종 사상자 수가 확정 발표되기도 전에 추가 피해가 덮친 것이다. 해당 지진은 올해 약 5만명의 사상자를 낸 튀르키예 지진에 이어 올해 세계에서 가장 치명적인 지진 중 하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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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아프간 정부는 주민의 지원 요청에도 수십 년간 전쟁으로 무너진 사회 인프라 탓에 투입할 수 있는 전문 장비와 기술자가 없어 구조·구호 작업에 난항을 겪었다. 게다가 2021년 8월 미군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하면서 탈레반이 무력으로 정권을 장악해 국제사회에서 철저히 고립자 국제사회의 원조도 중단된 터라 지원조차 기대하기 어려워진 상태였다. 생존자들은 심지어 건물 잔해에 파묻힌 사람들을 끄집어내려고 맨손과 삽으로 파헤쳐 구조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보건기구의 긴급대응 책임자는 현재 아프간에 의료·식량지원 외에도 기온이 떨어지면서 생존자들을 위한 피난처가 절실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날 로이터에 따르면 강진 발생 후 구조의 ‘골든타임’으로 여겨지는 72시간이 지나 생존자를 찾을 가능성이 줄어들자 아프간은 아예 구조 활동을 축소 및 중단했다. 피해를 당한 헤즈볼라주 사망자들을 위한 대규모 장례식을 치러진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 지역 주민인 타지 모하마드(60)씨는 “4명의 아들과 며느리를 비롯해 손자를 잃었다”며 “가족 중 11명이 재난으로 사망했다”고 전했다.
피해 마을 중 한 곳은 최소 300명의 주민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마을에선 사망자들을 위한 장례 기도회가 열렸고 시신들은 담요에 싸여 새로 파낸 무덤에 묻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지역에서 무덤을 파던 압둘 사타르씨는 “이미 500개 이상의 무덤을 파냈다”며 “생존자들에게 최대한 많은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