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지만 본지 취재 결과 해당 후기는 전부 ‘가짜 후기’였다. 일부 LG전자 렌털 판매점들이 자사 판매 제품을 네이버(035420) 등 포털사이트 검색에서 상위권에 노출하기 위해 마치 소비자인 것처럼 속여 수천개의 가짜 후기를 등록한 것이다. 지난해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드루킹의 댓글조작 사건처럼 가짜 후기를 무더기로 조작한 것이다. 뒤늦게 사실을 확인한 LG전자가 가짜 후기의 삭제를 지시하고 경고 조치하자 해당 판매점 홈페이지에는 단 한 건의 후기도 남지 않았다.
|
가짜 후기를 활용해온 이들은 LG전자와 렌털 판매점 계약을 체결한 공식 업체다. 온라인에서 개별 홈페이지를 개설한 뒤 ‘LG전자 공식 렌탈 판매점’ 상표를 내걸고 영업 중이다. LG전자는 소비자 보호를 위해 계약을 맺은 공식 판매점을 관리해야 할 책임이 있지만 그간 가짜 후기의 존재조차 알지 못했다.
심지어 일부 업체는 LG전자의 경고 조치 이후에도 여전히 LG 홈브루는 물론 안마의자와 식기세척기, 스타일러 등 다른 LG전자 렌털 제품군에서 가짜 후기를 작성해 악용 중이지만 LG전자는 가짜 후기 노출 규모와 기간 등을 파악하지 못한 상황이다.
LG전자 관계자는 “본사의 가이드라인(정책)과는 무관하게 일부 업체가 임의로 가짜 후기를 작성한 것으로 확인했다”면서 “해당 업체에는 가짜 후기를 모두 내리도록 한 뒤 경고 조치했다. 본사가 개입한 일은 전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렌털 제품군에서 가짜 후기를 이용해 소비자를 속인 마케팅이 벌어지고 있는데, LG전자는 렌털 사업을 지속 확대중이다. LG전자는 최근 국내 렌털 시장 수요가 크게 늘자 지난해 말 조직 개편에서 한국영업본부 산하에 렌털 서비스를 담당하는 케어솔루션조직을 신설했다. 여기에 렌털 대상 제품도 기존 공기청정기와 정수기에서 스타일러와 안마의자 등 신(新)가전으로 범위도 넓히는 등 힘을 실었다. 이에 따라 LG전자의 지난해 기준 렌털 사업 매출은 2924억원으로 2017년(1605억원) 대비 82.2%나 급증했다. 렌털 사업을 시작한 2014년(903억원)과 비교해 불과 4년 새 매출이 323.8% 치솟은 것이다.
렌탈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존 렌탈 업체 중에서도 일부가 가짜 후기로 소비자를 현혹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해왔다”면서도 “하지만 이번 경우는 대기업과 공식 계약을 맺고 판매점 인증을 받은 업체가 가짜 후기를 악용한 것이어서 LG전자가 업체 계약부터 판매까지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
웅진코웨이와 캐리어에어컨, SK매직 등 렌털 사업을 하는 다른 업체들은 대부분 공식 판매점이 사용 후기를 비교적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었다. 하지만 공식 판매점이 아닌 경우에는 LG전자 공식 렌털 판매점과 마찬가지로 가짜 후기를 활용해 자사 제품 노출을 극대화하는 경우도 존재했다.
이같은 상황을 인지한 소비자원은 실태 파악에 돌입했다. 렌털 사업뿐만 아니라 다른 사업 영역에서도 업체들이 홈페이지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 가짜 후기 활용하는 실태를 확인하고 있다. 현행법상에는 가짜 후기에 대한 구체적인 처벌 규정이 없는 만큼 조만간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업체가 가짜 후기로 소비자를 속이더라도 법적으로는 처벌 규정이 없어 제재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면서도 “업체들이 자발적으로 따를 수 있도록 하루빨리 이와 관련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소비자 피해를 줄여나가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