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건전성을 강조하는 수낙 전 장관이 리즈 트러스 총리가 초래한 시장 불안을 잠재우고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이후 침체된 영국 경제를 살릴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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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돈트 원내대표가 100명의 의원으로부터 지지를 받더라도 모돈트의 지지가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영국 언론들은 사실상 수낙 전 장관이 차기 총리로 유력하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수낙 전 장관은 보수당에서 재정건전성을 강조하는 대표적인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과거 트러스 총리와 경선에서 재정 확보 없이 감세를 통한 경제성장을 하겠다는 트러스 총리의 정책은 ‘동화 같은 이야기’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재무장관 시절 코로나19로 늘어난 빚을 갚아야 한다며 법인세율 인상(19→23%)을 발표하고, 일종의 소득세인 국민보험 분담금률을 1.25% 올리기도 했다. 당시 이런 정책에 대해 보수당에서 회의적인 시각도 있었지만, 트러스의 감세정책이 실패로 끝나면서 수낙의 판단이 결국 옳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5개월에 불과한 짧은 장관 경험이었지만, 그는 적극적인 코로나19 대응이라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영국 경제가 코로나19 봉쇄로 큰 타격을 입었을 때 유급휴직 등 적극적 코로나 지원 정책을 펼치면서 유권자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수낙 전 장관이 처한 상황은 녹록지 않다. 브렉시트 이후 영국 경제는 고꾸라지고 있는 상황이다. 국제신용평가기관 무디스는 최근 영국의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낮췄고, 국제통화기금(IMF)는 내년 영국 경제성장률이 0.3%로 4월 전망치(1.2%) 보다 크게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9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10.1%에 달한 상황에서 물가를 잡는 동시에 경기 회복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
그는 당내 분열을 봉합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수낙 전 장관이 지난 여름 선거에서 보수당 원내 경선에서는 1위를 차지하고도 당원 투표에서 트러스 총리에 최종적으로 패했다. 존슨 전 총리의 내각에서 가장 먼저 사표를 던져서 사임을 촉발했다는 이유로 당심을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수낙 전 장관은 이날 존슨 전 총리 지지 세력을 끌어모으기 위해 “존슨 전 총리는 우리가 직면한 어려운 도전을 헤쳐나가며 영국을 이끌었다”며 불출마 선언을 한 존슨 전 총리의 업적을 추켜세우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