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일 법무부에 따르면 대한민국 정부는 28일 이란 국적의 다야니 일가 6명이 한-이란 투자보장협정(투자협정)에 근거해 제기한 2차 ISDS 사건에서 만장일치로 승소했다. 다야니 일가의 7700억원의 배상청구는 전부 기각됐고, 정부는 지출한 소송비용의 75%인 약 40억원과 중재행정비용 8억원을 환수할 수 있게 됐다. ISDS란 투자 유치국 정부의 조치로 입은 손실을 국제 중재로 다투는 절차다.
사건은 지난 2010년부터 시작됐다. 다야니 일가는 이란 최대의 가전·석유화학 대기업인 엔텍합(Entekhab)의 창업주이자 지배주주 가문으로, 2010년 4월께 워크아웃 상태였던 대우일렉트로닉스 인수 우선협상자로 지정됐다. 자회사 D&A를 내세운 다야니 일가는 같은 해 11월에는 대우일렉트로닉스 인수 계약을 체결하고 계약 보증금 578억원을 납부했다.
2011년 5월, 대우일렉트로닉스 채권단은 엔텍합의 투자확약서 미제출 등을 이유로 계약을 해지하고 보증금 578억원을 전액 몰취했다. 다야니 일가는 계약보증금 몰취가 투자협정 위반이라고 주장하며 2015년 9월께 1차 ISDS를 제기했다.
3년 뒤인 2018년 6월, 정부는 1차 ISDS에서 전부 패소했다. 판정 내용에 따라 정부는 다야니 측에 배상금 약 730억원과 지연 이자 상당액을 지급해야 했다.
당시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로 인해 정부가 청구인에게 배상금을 지급하기 위해서는 美 재무부 산하 해외자산통제국(OFAC)의 승인이 필요했다. 정부는 2022년 1월께 위 승인을 받고, 다야니 일가와 협의를 거쳐 같은해 4월 약 622억원을 지급했다. 나머지 약 236억 원은 법원의 가압류 등 명령에 따라 같은해 12월 공탁했다.
그러나 다야니 일가는 정부의 1차 배상금 지급 전인 2021년 10월, ‘한국 정부의 배상금 미지급이 투자협정 위반’이라고 주장하며 2차 ISDS를 제기했다. 다야니 일가 측은 ‘배상금을 즉시 받아 다른 곳에 투자했다면 얻을 수 있었던 이익인 약 7,700억 원의 손해를 입었다’는 취지로 주장하며 이를 정부가 배상할 것을 요구했다. 정부의 배상금 지급과 공탁이 있었음에도 다툼을 이어간 것이다.
정부는 △이란은 미국의 경제 제재 하에 있어 타국 투자자들과 동일선상에서 비교할 수 없는 점 △청구인의 요청대로 배상금을 외화로 지급하고자 취득한 OFAC 승인 △국제법상 정당한 취소소송 제기 △국내 법원의 적법한 압류·추심명령에 따른 공탁은 모두 투자협정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을 들어 다야니 일가 측의 주장을 반박했다.
판정부는 △한국 정부가 OFAC 승인을 받은 것은 미국의 대(對)이란 경제 제재 및 국제경제 질서를 고려한 지극히 정당한 결정으로 청구인에 대한 차별이 아니라는 정부의 주장을 인정했다.
나아가 △1차 ISDS에서 중재지 영국법에 따른 취소소송을 제기한 점 △국내 사법부의 적법한 명령을 준수한 점 역시 청구인에 대한 ‘자의적이고 부당한 대우’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이번 승소를 통해 다야니 일가가 주장한 약 7700억원의 국고유출을 차단하고 국가 재정을 수호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1차 ISDS의 배상금을 집행국의 법원이 아닌 별도의 ISDS를 제기하여 받아내려는 시도를 방어해 투자자의 ‘꼬리에 꼬리를 무는 ISDS 악용’을 차단했고 정당한 사법주권을 지켜냈다고 강조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또 “이번 2차 ISDS 승소는 국제사회의 다양한 경제 제재 하에서 ISDS 판정의 이행시 국제 제재 규범 준수가 요구될 때 양자를 조화시킬 수 있는 정당한 법적·외교적 조치의 기준이 되는 중요한 선례가 될 것”이라며 “발생 가능한 후속 절차에 철저히 대비하고 소송비용 환수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