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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을 앞둔 두 사람을 21일 서울 강남구 풍월당에서 만났다. 한경성은 “2년 전부터 준비한 앨범으로 지난해 녹음을 했고 올해 앨범 발매 기념 리사이틀로 곳곳을 다니고 있다”며 “우리의 음악여행이 많은 이야기를 담고 와서 행복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번 앨범은 멘델스존, 슈만, 브람스, 슈베르트, 포레 등이 ‘달’을 주제로 작곡한 리트를 수록했다. 여기에 윤극영의 ‘반달’, 박태준의 ‘가을밤’ 등 한국 대표 가곡을 포함해 총 20곡을 담았다. ‘반달’과 ‘가을밤’은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인 다니엘 푸에터가 편곡했다. 횔은 “대표적인 가곡 ‘겨울 나그네’를 수록한 앨범은 매우 많지만 이번 앨범처럼 특정 주제를 내세운 앨범은 많지 않다”고 앨범의 특별함을 강조했다.
‘달’을 주제로 정한 이유는 독일 리트의 다양한 매력을 전하기 위함이다. 이들 가곡이 표현하는 ‘달’은 사랑과 그리움을 뜻하기도 하고, 신비하고 은은하면서도 불길함을 의미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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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앨범 작업의 피아니스트로 횔을 추천한 이도 한경성의 남편이었다. 한경성은 “횔은 아름다운 나무 사이에서 비치는 빛을 보게 해준, 음(音)과 음 사이에 생명력을 불어넣어야 한다는 걸 알려준 선생님이자 정신적인 파트너다”라고 말했다. 횔은 “우리는 이제 사제지간이 아닌 2명의 예술가”라며 “젊은 음악가에게 도움을 주는 일은 언제나 즐겁고 기쁘다”고 화답했다.
클래식 중에서도 가곡은 낯설고 어렵다는 편견이 있다. 그러나 한경성은 “가곡이 담은 가사는 우리 인생사와 다르지 않다.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똑같은 노래도 매일 다르게 표현된다”며 “가사를 이해하기 힘들어도 음악 그 자체를 마음으로 느끼면 가사의 정서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횔은 가곡을 “성악과 피아노 반주로 이뤄진 실내악”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성악가가 가사에 담긴 감정을 이해하고 곡의 의미를 전달하면 청중은 가사를 모르더라도 그 감정을 그대로 전달받게 된다”며 “성악 반주 또한 오케스트라 연주보다 단순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전혀 단순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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