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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우리는 우리의 명백한 운명(매니페스토 데스트니·Manifest destiny)을 우주로 확장하여, 미국 우주비행사들이 화성에 성조기를 꽂을 수 있도록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구체적인 계획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다. 다만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이자 정치적 후원자가 된 일론 머스크 테슬라·스페이스엑스(X) 최고경영자(CEO)의 주장에 따라 미국항공우주국(나사·NASA)가 달에 우주인을 보내는 것을 포기하고 화성에 우주인을 보낼 가능성에 제시했다. 이달 초 머스크 CEO는 자신이 소유한 소셜미디어(SNS) 엑스(X, 옛 트위터)에서 “우리는 화성으로 곧장 갈 거야. 달은 방해요소”라고 쓴 바 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이 화성에 성조기에 꽂겠다는 발언을 했을 때, 취임식에 있던 머스크 CEO가 활짝 웃으며 기뻐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다만 미국 의회는 달 탐사 계획을 강력하게 지지하고 있는 만큼, 달 탐사계획을 뛰어넘고 화성 탐사계획이 시작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은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를 통해 반세기만에 인류를 다시 달로 보내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애초에 이 프로젝트는 단숨에 화성으로 가겠다는 오바마 행정부의 ‘마스퍼스트’(Mars First) 정책을 뒤집고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입안된 것이다.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는 2040년까지 우주비행사뿐만 아니라 미국의 일반인도 달에 거주할 수 있도록 주택단지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아울러 이 프로젝트는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 30여 개국과 민간 우주 기업들이 대규모로 참여하는 글로벌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화성탐사를 공약하면서 쓴 단어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우주산업의 육성과 지원은 미국 역대 정부의 공통된 주요 목표 중 하나였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화성 탐사에 대해 미국이 영토를 넓히는 것은 신이 부여한 운명이라는 매니페스트 데스트니라고 언급했다. 이는 서부 개척시대 미국의 영토 확장의 당위성을 강조한 개념으로 제국주의적인 의미가 내포돼있다.
트럼프 당선인이 이날 취임사에서 언급한 것은 이뿐만 아니다. 그는 멕시코만의 이름을 미국만으로 변경할 것이란 입장을 재확인했으며 파나마 운하에 대한 반환 추진 방침도 재천명했다. 그는 파나마 운하와 관련 “미국 선박들에게 심각하게 과도한 요금이 부과되고 있으며 어떠한 방식으로도 공정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는 미 해군도 포함된다”며 “무엇보다 중국이 파나마 운하를 운영하고 있다. 우리는 파나마에 넘겼던 것(운하)을 되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취임식 연설에는 들어가지 않았지만, 그는 백악관 집무실에서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미국이 국제 안보를 보장하기 위해서는 덴마크 자치령인 그린랜드를 통제해야 한다는 기존 주장을 반복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그린란드를 차지하기 위해 군사력과 경제력을 사용해 덴마크를 압박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