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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86인데" 하소연했다가 혼쭐..."성폭행범 여친 아냐" 오발도

박지혜 기자I 2024.06.05 20:29:28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최근 한 유튜버가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가해자라며 두 남성의 신상을 공개하면서 ‘사적 제재’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2004년 여중생 자매를 1년간 집단 성폭행해 오다 적발된 경남 밀양지역 고등학생들 (사진=KBS 방송 캡처)
5일 온라인에는 ‘밀양 86인데’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며칠째 주변 사람들한테 연락 오고 약간 추궁하는 식의 질문들을 한다”며 “밀양에서 나고 자랐다는 이유로 범죄자 취급 받는 거 같아 답답하다”고 했다.

유튜버의 ‘밀양 성폭행 가해자’ 신상 공개로 사건이 재조명되면서 가해자들이 1986년생에서 1988년생 사이 남성이라는 점이 새삼 화제가 됐고, 나이와 출생지가 같다는 이유로 ‘한통속’ 취급 받는 게 억울하다는 내용이다.

글쓴이의 하소연처럼 싸잡아 비난하는 건 어긋난 분노 표출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그의 글이 누리꾼의 비난을 받은 건 다른 내용 때문이었다.

그는 “지금이야 많이 깨어 있지만 그 당시 사회나 해도 그런 사건 일어나면 여자도 행실이 그랬겠지 하는 건 있지 않았나”라고 썼다.

이 글과 밀양 성폭행 사건에 대한 사적 제재 관련 기사 댓글엔 ‘야만의 시대’에 대한 분노가 보인다.

피해자인 여중생 수사 과정에서도 2차 가해가 있었고, “여자애가 꼬리 쳤다”는 말을 가해자 부모가 서슴지 않고 내뱉는 시대였기 때문에 가해자 44명 중 형사 처벌 0명이란 결과를 초래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유튜버의 밀양 사건 가해자 공개는 지금 관점에서 20년 전 사건을 바로 볼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단 점에서도 대중의 호응을 얻고 있다.

다만 이러한 사적 제재는 부작용이 생기기 마련이다.

해당 유튜버는 10일 유튜브 커뮤니티를 통해 “지금 재 채널에 세 번째 가해자 신상이 공개됐다며 댓글 다는 분들이 많다”며 “제가 확인한 결과 신ㅇㅇ(앞서 공개한 가해자 중 1명)과 동반 입대한 사람이고 가해자는 맞지만 일부 정보가 맞지 않다”고 알렸다.

그러면서 “현재 조금 우려되는 게 이런 부분이었다”며 “뭔가 취지가 조금씩 어긋나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고 했다.

유튜버는 또 같은 날 “제가 올린 커뮤니티 글로 인해 네일샵 사장님이 공격을 받았다. 전후 사정이 어떻든 간에 제가 잘못한 부분에 대해 저 또한 공격받고 나락으로 가려고 한다. 욕하면 달게 받겠다”며 “네일샵 사장님에 대한 공격은 멈춰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앞서 그는 한 네일샵을 지목하며 “밀양 사건 가해자의 여자친구가 운영하는 곳으로 추정된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으나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이 유튜버는 “저에게 ‘피해자에게 허락을 구했나’라고 질문하는 분들이 많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맞다”고 밝혔다.

밀양 성폭행 사건은 2004년 1월 밀양 지역 고등학생들이 울산에 있는 여중생 자매를 1년간 집단 성폭행했으나, 사건에 가담한 44명 중 형사 처벌을 받은 가해자는 0명이란 사실이 알려지며 지금까지도 대중의 분노를 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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