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올해 2분기 프리미엄TV 전쟁…파격적 가격경쟁 이뤄지나

김상윤 기자I 2022.02.03 16:43:53

삼성전자, QD디스플레이 출시하되 NEO-QLED 주력
LG전자, 차세대 OLED.EX 패널 전 제품 탑재해 판매
신기술 외 가격 따라 판도 바뀐다…'복합 방정식 풀기'

[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올해 2분기 프리미엄 TV 전쟁이 치러진다. 삼성전자는 QD(퀀텀닷) 디스플레이를 내세우는 동시에 네오 QLED 제품을 주력으로 삼는 반면, LG전자는 차세대 패널인 OLED.EX를 전 시리즈에 탑재해 경쟁에 나선다. 차별화된 기술력과 함께 소비자를 사로잡기 위해 양사가 파격적인 가격 경쟁을 펼칠지가 관심 포인트다.

삼성디스플레이가 ‘CES 2022’ 기간 동안 미국 라스베이거스 앙코르 호텔에 프라이빗 부스를 마련하고 세계 최초로 퀀텀닷을 내재화한 QD디스플레이를 선보였다.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삼성 QD-OLED TV 출시…LG OLED.EX로 대응

3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올 2분기에 TV 신제품군을 대거 선보일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대형 OLED패널인 QD-디스플레이와 함께 현재 주력인 NEO-QLED, 그리고 OLED 패널을 탑재한 프리미엄 TV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QD-디스플레이는 백색 소자를 발광원으로 쓰는 LG디스플레이의 WOLED(White OLED)와는 다르게 청색 소자를 발광원으로 사용한 OLED다. 여기에 적녹청(RGB)의 QD발광층을 더하면서 색을 구현하는 기술이다. 그간 OLED 시장을 호의적으로 보지 않던 삼성이 끝내 OLED 시장에 재진출하기로 한 셈이기도 하다. 저가 공세로 나서는 중국의 LCD 시장 추격을 뿌리치기 위해 삼성도 OLED 시장으로 차츰 영역을 바꿀 수밖에 없는 상황도 한몫했다.

다만 수율(완성품 중 양품 비율) 문제가 변수다. 현재 삼성디스플레이의 QD-디스플레이 패널의 수율은 절반 이하 수준이어서 삼성전자가 QD-디스플레이 TV를 대거 시장에 투입하기가 쉽지 않다. 삼성전자가 LG디스플레이의 OLED 패널을 채택한 제품도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결국, 올해도 삼성전자는 LCD패널 기반인 NEO-QLED TV를 주력으로 판매하면서 QD-OLED와 OLED TV 제품을 보조적으로 내세울 것으로 관측된다.

OLED 쪽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LG전자는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OLED.EX 패널을 탑재한 신제품을 내세워 삼성의 추격을 물리치겠다는 심산이다. 유기발광 소자에 ‘중(重)수소 기술’과 ‘개인화 알고리즘’을 적용해 기존 OLED 대비 화면 밝기(휘도)를 30% 높였다. 기존에 OLED.EVO 제품이 상위 제품에만 탑재한 것과 달리 LG전자는 OLED 전제품에 OLED.EX를 탑재하기로 했다. 삼성전자에 추격의 빌미를 주지 않겠다는 전략이다. 더욱이 삼성전자가 QD디스플레이 제품을 55, 65인치밖에 내놓지 못한 만큼 LG전자는 최대 97인치 제품군까지 갖춰 초 프리미엄 고객까지 사로잡겠다는 방침이다.

차세대 패널인 OLED.EX는 LG전자의 OLED 전제품에 탑재된다.
◇변수 많은 올해…“가격 정하기 쉽지 않네”

관건은 가격이다. 양사의 기술력 차이가 있다고 해도, 소비자 입장에서는 합리적인 가격이 핵심이다. 대체로 TV 가격은 기술이 발달할수록 떨어진다. 처음 나온 제품은 출고가가 수천만원에 달하지만, 보다 혁신적인 고급형 TV가 새로 나오면서 기존 제품은 가격이 떨어지는 구조다. 여기에 TV 주도권을 놓고 양사의 경쟁이 치열한 터라 프리미엄 65~75인치 TV 가격은 200만원 초중반까지 수렴하게 된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아직 신제품 가격을 책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우선 네오 QLED보다 QD디스플레이 TV와 OLED TV를 상위 제품군으로 가져갈지 고민이 크다. 아직 양산이 많지 않은 QD-OLED TV와 OLED TV에 높은 가격을 책정할 경우 현재 주력으로 판매하고 있는 QLED TV의 상대적 등급이 떨어지는 문제를 안고 있다.

LCD패널 가격이 안정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NEO QLED TV제품 가격을 과감하게 낮춰 시장 점유율을 키우는 전략도 있지만, 이 경우 신규로 출시할 QD디스플레이의 가격을 높게 설정하지 못하는 리스크가 있다. 원자재값이 급등한 상황에서 마진을 줄이면서까지 쓸 수 있는 ‘총알(마케팅비)’도 넉넉지 않다. 하지만, TV수요가 주춤한 상황이어서 가격 인하 정책은 쓸 수밖에 없는 카드다.

LG전자도 신규 TV 가격을 놓고 고심이 크다. 일단 경쟁사의 TV 제품군이 다양해진 터라 기존 가격 정책에서 벗어나 새로 전략을 짜야 한다. OLED.EX제품이 신기술이 더해진 터라 제품 가격을 올릴 수 있지만, 삼성전자의 추격은 부담이다. 이런 이유로 신제품 역시 작년과 비슷한 수준에 출고가를 책정하고 상황에 맡게 마케팅비를 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술력도 중요하지만, 가격에 따라 시장 판도가 달라지기 때문에 올해만큼 TV 가격을 정하기 어려운 때가 없을 만큼 복합방정식을 풀고 있다”며 “제품군이 워낙 다양하게 넓어진데다 원자재값 급등, 수요 감소 등 변수가 많아 여러 시나리오를 돌리면서 가격을 책정하려고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용어설명

·QD-디스플레이: 백색 소자를 발광원으로 쓰는 LG디스플레이의 WOLED(White OLED)와는 다르게 청색 소자를 발광원으로 사용하는 OLED패널이다. OLED는 LED 백라이트를 광원으로 사용하지 않고, 자체 발광하는 패널이다.

·NEO QLED: LCD기반에 퀀텀닷(QD) 필름을 추가해 색감을 보완한 TV다. NEO QLED는 백라이트 속 광원으로 촘촘히 박힌 미니LED를 사용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