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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에 따르면 전 남편은 내성적이고 과묵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술을 마시지 않았을 때의 이야기였다. 술잔만 손에 쥐면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돌변했다. 기분이 조금이라도 상하면 주저 없이 주먹을 휘둘렀다.
결국 그 나쁜 손버릇은 회사에서도 문제를 일으켰고 회식 자리에서 상사를 폭행하며 하루 아침에 직장을 잃게 됐다.
이후 남편은 작은 식당을 차렸는데 그때부터는 본격적으로 종일 술을 달고 살았다고 한다. 폭력성은 더욱 심해졌고 어린 딸에게도 손을 댔다.
A씨는 “심지어 남편이 딸을 추행하는 끔찍한 일이 벌어져 결국 저는 이혼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그는 “5년 전 협의 이혼했지만 그땐 도망치듯 빠져나오느라 재산분할이나 위자료는 생각할 겨를도 없었다”라고 토로했다.
A씨는 “이혼 후 양육비를 요구한 적이 있지만 남편은 돈이 없다는 핑계만 대며 보내주지 않아 결국 저는 이를 포기한 채 살았다”고 밝혔다.
어느덧 딸은 성인이 됐고 일상을 살아가던 A씨는 최근 믿기 힘든 소식을 전해들었다. 전남편이 이혼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재혼해서 아이까지 낳고 잘살고 있었다는 것이다.
A 씨는 “우리 딸이 중고등학생일 때 학원비 한 푼 보태지 않던 사람이 다른 아이에겐 아무렇지 않게 아빠 노릇을 하고 있었다니 참을 수 없는 배신감이 몰려왔다”고 치를 떨었다.
이어 “이제 와서라도 지난 세월에 받지 못했던 양육비를 받고 싶다. 그리고 저와 딸이 겪어야 했던 끔찍한 폭행과 추행에 대해 위자료도 받고 싶다”고 도움을 요청했다.
사연을 접한 임수미 법무법인 신세계로 변호사는 “자녀가 성인이 된 후 10년이 지나지 않았고, 이혼 당시 양육비 합의가 없었다면 지금이라도 과거 양육비를 청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남편이 재혼해서 새로운 가정을 꾸렸어도 과거 자녀에 대한 책임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므로 양육비를 받을 수 있다”고 답했다.
다만 재산분할청구권은 이혼한 날로부터 2년 내 행사해야 하므로, 5년 전 이혼한 A 씨는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없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