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아시안게임 금메달, 88올림픽 은메달리스트
전 국가대표 여자하키 선수 故 박순자씨
지난해 뇌사 빠진 후 장기기증으로 4명 목숨 살려
[평택=이데일리 황영민 기자] 평택시가 삶의 끝자락에서 4명의 생명을 살리고 떠난 전 여자하키 국가대표 故 박순자씨 유족들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 86 아시안게임 금메달, 88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전 여자하키 국가대표 故 박순자씨의 생전 모습.(사진=한국장기조직기증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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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경기 평택시와 한국장기조직기증원 등에 따르면 평택시에서 2남 3녀 중 막내로 태어난 박씨는 평택여중 재학 때는 육상선수를 하다가 평택여고에서 하키선수로 전향했다. 이후 1986년 아시안게임 금메달, 1988년 서울 올림픽 여자하키팀 은메달을 차지하며 국가대표로서 한국 여자스포츠 위상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했다.
국가대표 은퇴 후에는 생활가전 유지보수 팀장으로 근무하면서 매달 불우한 이웃을 후원하는 선행을 이어왔다. 은퇴 후에도 매주 등산으 다니고 수영과 마라톤, 사이클 종목을 즐겼으며 2024년 한강 철인3종경기와 서울평화마라톤 10km도 완주하는 등 건강한 모습을 보였다. 퇴직을 준비하며 건강한 신체로 사회복지사와 요양보호사처럼 어려운 사람을 돕는 일을 하고 싶어했기 때문이다.
| 임종철 평택시 부시장(가운데)이 고 박순자씨의 아들 김태호(왼쪽 세 번째)씨 등 유족에게 체육유공 및 장기기증 감사패를 전달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사진=평택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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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지난해 9월 갑작스러운 두통으로 치료를 받던 박씨는 11월 21일 저녁, 집 근처 수영장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상태에 빠진 박씨. 생전에 장기기증을 원한다고 한 그의 뜻에 따라 가족들은 뇌사장기기증에 동의해 심장과 폐장(다장기 동시 이식), 간장, 신장(좌, 우)을 기증해 4명의 생명을 살렸다.
평택시 관계자는 “숭고한 사랑과 희생정신으로 다른 이에게 고귀한 생명과 희망을 선물한 그 용기와 아름다운 사랑이 영원히 기억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고인의 가족들께 감사패를 전달하게 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