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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딸기 뷔페를 운영 중인 서울 시내 주요 호텔 등에 따르면 대부분 3월까지는 예약이 어려운 상태다. 지난해 12월부터 오는 3월 26일까지 딸기 뷔페 ‘베리베리베리 디저트 뷔페’를 운영 중인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 관계자는 “4부제로 운영 중이고 현재 3월 25일 이용분까지 예약을 받았는데 모두 매진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딸기 뷔페 ‘머스트비 스토리베리’를 운영 중인 롯데호텔 관계자도 “인기가 많아서 주말 예약이 많이 차 있다. 특정 요일과 시간대는 일찍 마감이 된다”고 했다.
당근마켓에 올라온 반얀트리 딸기 뷔페 2인권 가격은 원래 대로라면 16만4000원(네이버 예약 시 14만7600원)이지만 웃돈을 얹어 18만원에도 거래가 성사되는 것은, 해당 호텔 딸기 뷔페를 이용하려면 사실상 다음 회차 딸기 뷔페 프로모션 시작 시기인 올 연말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다양한 종류의 딸기 디저트들에 호텔별로 피자, 햄버거, 쌀국수 등 핫푸드를 제공하기도 하는 딸기 뷔페의 일인당 가격은 최소 7만~8만원대부터 시작한다. 디저트 뷔페치고는 상대적으로 고가의 가격임에도 이처럼 예약 접수가 시작되길 미리 기다렸다가 예약해야 하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것은 트렌드에 발 빠른 2030 세대들의 소비 패턴과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다. 딸기 뷔페 운영 호텔 관계자들은 공통적으로 “2030 세대 특히 여성 고객들이 대다수”라고 입을 모은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MZ세대는 출세 내지는 성공을 추구한 기성세대와 달리 현재의 ‘행복’을 추구하는 세대다. 그래서 150만원을 벌어도 15만원 짜리 뷔페를 먹을 수 있는 것”이라며 “그들에게 그 같은 작은 행복조차 없으면 어둡고 긴 불확실한 미래를 버텨 나갈 힘이 없다”고 분석했다. 이어 “즉 집도 차도 못 사니 소득 대비 고가의 뷔페를 다니는 것”이라며 “그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인증샷을 올려 자신의 작은 행복을 과시하는 일종의 ‘플렉스 문화(flex culture·명품을 자랑하며 즐기는 문화)’를 즐기면서 자기 만족감을 높인다”고 덧붙였다.
딸기 뷔페를 운영하는 호텔들은 외부 업체와 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협업)을 통해 주 고객층인 2030 여성들의 이 같은 소비 취향을 저격하고 있다. 반얀트리 관계자는 “‘비비도따’라는 젤라또 브랜드와 협업을 해 포토존을 따로 만들고, 내부 벽면에 딸기 모양의 네온 사인을 다는 등 고객들의 인증샷 수요까지 충족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2년 차 직장인 김예빈(26) 씨는 “돈은 없고 돈을 모아도 집을 살 수 있다는 생각이 안 드니까 좋은 공간에서 좋은 음식이라도 먹자는 마음이 있다”며 “SNS에 그런 사진들을 올리고 친구들이 공감해 주면 ‘내가 지금 행복하게 살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갖게 된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