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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금지령에도 네거티브 끝판왕 치닫는 與전당대회

김기덕 기자I 2023.02.20 16:31:21

선관위, 네거티브 금지에도 비방전 격화
황교안 "KTX 땅투기 해소 못하면 사퇴"
안철수·천하람 "공갈빵 연대에 의존해"
김기현 "1등 끌어내리려는 행태" 반박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국민의힘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3·8 전당대회가 선거전 중반 레이스를 넘어 막판으로 치달을수록 혼탁한 네거티브전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당대표 각 후보들은 이념 논쟁(색깔론)과 정체성, 아바타 논란에 이어 최근에는 과거 땅 투기 의혹까지 지적하는 등 서로 간 흠집내기에 몰두하는 모습이다. 이번 전대는 과거와 달리 결선투표를 도입해 후보자 간 연대가 더욱 중요해진 만큼 도 넘은 비방전이 과연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0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지난 17일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가 3·8 전당대회와 관련 ‘근거없는 비방과 무분별한 의혹을 중단하라’고 네거티브 금지령을 내렸지만 갈수록 선거전이 이전투구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번 네거티브전이 정점에 달한 것은 황교안 후보가 김기현 후보를 저격한 ‘울산 KTX 역세권 땅투기 의혹’이다. 황 후보는 과거 김 후보가 KTX 울산역 인근 역세권 연결도로를 원안과 달리 본인 소유의 땅 쪽으로 변경해 ‘권력형 토건비리’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이에 김 후보의 사퇴를 주장하는 등 연일 공격을 수위를 높이고 있다. KTX 울산역으로 이어지는 역세권 연결도로 변경은 과거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시절에 울산 남구을 지역구 국회의원을 지냈던 김 후보가 주도해 이뤄졌다는 주장이다.

국민의힘 황교안·천하람·안철수·김기현 당대표 후보(왼쪽부터)가 지난 16일 오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3차 전당대회 광주·전북·전남 합동연설회에서 인사하며 기념 촬영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이에 대해 김 후보 측은 울산KTX역~삼동 간 도로계획과 관련한 의혹에 대해 당 선관위 클린선거 소위원회에 검증을 요청했다. 김 후보측 핵심 관계자는 “이미 과거 민주당 정권 시절에 과거 산자위에서 수차례 공격하고, 국감때도 비리 의혹을 제기해 샅샅이 뒤졌지만 무혐의로 결론난 사안”이라며 “이슈를 끌기 위한 터무니없는 정치공세에 대해 대응할 가치가 없다”고 날을 세웠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꾸준히 1~2위권을 유지 중인 김 후보는 본인을 향한 네거티브에 맞대응하기보다는 연대·포용을 내세우며 세 과시 행보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이미 당대표 후보 등록 전부터 김장 연대(김기현·장제원)로 주목받았던 그는 최근에는 김나 연대(김기현·나경원), 김조 연대(김기현·조경태)에 이어 반윤계의 대표격인 유승민계 당원들도 끌어안는 모습을 연출했다.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는 바른정당 전 당협위원장 출신 30여명 일동이 김 후보를 지지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바른정당은 과거 2017년 박근혜 탄핵 당시 새누리당에서 탈당한 유승민 전 의원을 비롯해 비박 의원들이 주축으로 구성돼 창립한 정당이다.

이 자리에 참석한 김 후보는 본인을 향한 상대방 후보의 공격에 대해 “후위 주자들은 1등 주자를 어떻게든 끄집어 내리려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그런 방식으로 당원들의 지지를 받겠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본인들의 갖고있는 마인드나 비전, 선거 전략을 제시하는 것이 올바른 태도”라고 꼬집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안 후보 측은 “유승민계 30여 명의 전직 바른 정당 당협위원장의 김 후보에 대한 지지선언이 있었으나, 세부 명단은 공개하지 않았다”면서 “그동안 혼자서는 선거를 할 수 없어 온갖 연대에 의존하더니 이젠 이름도 못 밝히는 공갈빵 지지선언을 내세우고 있다”고 공격했다. 천하람 후보도 본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바른정당에서 ‘유승민 찍어달라’며 사자후를 토하시던 분(장제원 의원)과 김장 담그신다고 한 게 언제인데, 또 바른정당 출신과의 연대가 필요한 상황이냐”며 “더이상 연대에 숨지 말고 자기 컨텐츠를 드러내기를 기대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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