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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지원자 100명 중 97명은 정규직 합격.’ 청년 취업난에 시달리는 우리로서는 꿈 같은 얘기지만 일본에선 수치로 확인됐다.
일 후생노동성은 4월 유효구인배율(계절조정)이 전월보다 0.03% 높은 1.48배로 집계됐다고 30일 발표했다. 정규직 유효구인배율도 0.97배로 전월보다 0.03% 올랐다. 유효구인배율이란 일정 기간 내 일자리 수를 구직자 수로 나눈 값이다. 1을 넘으면 구직자보다 일자리가 많고 구직 환경이 좋음을 뜻한다. 반대로 1을 밑돌면 구직 환경이 나쁨을 의미한다. 4월 유효구인배율 수치가 의미하는 것은 전체 일자리는 148개인데 일할 사람은 100명뿐이고, 구직자 100명 중 97명은 정규직으로 취직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단순 수치로는 일본의 고속성장기인 1970년대 ‘버블 시대’ 이상이다. 지난달 유효구인배율 1.48배는 1974년 1.53배에 이후 43년 2개월 만에 최고치다. 일본경제신문(닛케이) 전망치 1.46배도 웃돌았다. 정규직 유효구인배율(0.97배) 역시 2004년 11월 이 조사를 한 이후 가장 높았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덮쳤던 2009년 11월엔 0.25배에 그쳤었다. 고용 선행지표인 신규구인배율은 2.13배로 전월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일본 정부는 오히려 기업의 구인난을 걱정하고 있다. 최근의 수치는 경기가 살아나기 때문이란 측면도 있지만 저출산 고령화로 구직자 수 자체가 줄었다는 점도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에도 사람을 뽑으려는 기업은 늘었는데 취직하려는 사람은 줄었다. 업종별로는 운수·우편업과 제조업, 건설업의 구인난이 두드러졌다.
또 4월 유효구인배율은 최근 일본 내 일자리의 양뿐 아니라 질도 좋아지고 있다는 걸 의미한다고 닛케이는 분석했다. 최근 수년 일손 부족은 여성이나 노인의 시간제 (파트타임) 근로가 보충해 왔다. 2012~2016년 사이 일본 내 비정규직은 11% 늘었으나 정규직은 0.7% 증가에 그쳤다. 그러나 ‘정규직 일자리=구직자’ 등식이 성립되기 시작하면서 기업은 비정규직은 정규직화하고 정규직의 처우를 개선하려 한다는 것이다. 미쓰비시UFJ모건스탠리증권의 미야자키 히로시는 “기업이 사원을 붙잡기 위해 보너스나 복리후생 같은 처우를 적극적으로 개선중”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일본 총무성은 같은 날 올 4월 완전실업률이 2.8%로 전월 수준을 유지했다고 발표했다. 특히 여성의 완전실업률은 2.6%(남성 2.9%)로 1993년 8월 이후 23년8개월만에 최저였다. 전체 취업자 수는 6522만명으로 26만명 늘었고 완전실업자수는 186만명으로 2만명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