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부장 반년째 대기발령"…유진투자證, 랩·신탁 운용실 통폐합 수순

박정수 기자I 2024.07.10 17:18:25

고객자산운용실 총괄 본부장 반년째 대기발령
‘랩·신탁 돌려막기’ KB·하나證 지난달 첫 징계
유진도 조사받아…“인력 유출로 조직 축소 불가피”
유진證 “정해진 것 없어…결과 나오면 적절한 조치”

[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유진투자증권(001200)이 고객자산운용실 총괄 본부장을 반년째 업무 배제한 것으로 알려지며 향후 행보를 둔 여러 추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유진투자증권은 몇몇 증권사와 함께 ‘채권 돌려막기’를 이유로 랩어카운트·특정금전신탁(랩·신탁) 업무 실태에 대한 금융당국의 집중 점검을 받는 상황으로, 업계에서는 당국 징계에 앞서 회사가 해당 조직을 축소할 수 있다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사진=유진투자증권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유진투자증권은 작년 말부터 A고객자산운용본부장(상무)을 임원실로 대기발령하고 직무에서 배제했다. 유진투자증권 임원실은 특별한 직무가 없는 사외이사나 고문 등이 소속된 부서다. A 상무가 임원실로 발령 나면서 다른 임원이 고객자산운용실을 맡지 않고, FS신탁운용팀장이 빈자리를 메우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유진투자증권 고객자산운용실은 지난 2020년 교보증권(030610)에서 A 상무를 영입하면서 새로 신설했다. FS신탁운용팀과 FS랩운용팀, 멀티금융팀 등 3개 팀으로 고객자산운용실을 꾸렸다.

A 상무 영입 당시 유진투자증권은 랩·신탁 담당의 고객자산운용팀과 상품전략팀으로 구성된 금융상품실이 있음에도 고객자산운용실을 따로 꾸렸다. 현재 금융상품실은 챔피언스신탁운용팀과 챔피언스랩운용팀으로 구성돼 있는데, 이들의 업무가 FS신탁운용팀과 FS랩운용팀과 겹친다는 평가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기존 팀과 R&R(역할과 책임) 충돌을 감수하며 영입한 A 상무를 임원실로 대기 발령하며 FS신탁운용팀과 FS랩운용팀을 통폐합할 것이란 얘기가 꾸준히 나왔다”며 “특히 최근 채권 돌려막기로 조사받은 증권사들에 징계 처분이 내려지면서 유진투자증권이 징계에 앞서 조직 축소에 나설 것이란 얘기가 다시 나오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유진투자증권 조직도(사진=유진투자증권)
앞서 금감원은 지난달 제재심의위원회를 열고 채권형 랩·신탁 돌려막기 관행이 적발된 KB증권과 하나증권에 대한 제재로 일부 영업정지를 결정했다.

KB증권과 하나증권 외에도 한국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 SK증권, 교보증권, 키움증권(039490), NH투자증권(005940), 미래에셋증권(006800) 등도 금감원 조사를 받은 상황으로 불건전 운용이 적발된 다른 증권사들에 대한 조치도 조만간 나올 전망이다.

당국 등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유진투자증권과 관련, 개인투자자 대상 채권 판매 절차도 적절했는지에 대해 지난달 말부터 현장검사에 착수한 상황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유진투자증권은 FS신탁·랩운용팀에서 법인 중심으로 영업하다가 돌려막기 관행이 적발돼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안다”며 “그 사이 해당 팀 직원들이 타 부서로 발령나거나 사표를 내기도 해 랩·신탁 운용실 통폐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유진투자증권 관계자는 “고객자산운용실 임원은 금융당국 조사 대상자이기도 해 지난해 11월 임원실로 대기 발령난 것은 사실”이라며 “아직 금융당국 조사가 진행 중으로 조직 통폐합 등에 대해서는 검토하거나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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