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자살 키트' 판매 책임지나…법원 "유족 소송 허용"

성주원 기자I 2026.02.20 09:11:02

워싱턴주 대법원, 하급심 뒤집고 유족 소송 허용
유족들 "자살 연관성 알고도 수년간 무제한 판매"
온라인플랫폼의 유해물질 판매 책임 공방 본격화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미국 워싱턴주 대법원이 아마존을 상대로 한 유족들의 소송을 허용한다고 판결했다. 아마존 플랫폼에서 구매한 아질산나트륨을 복용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망자의 가족들이 제기한 소송이다.

사진=로이터
1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워싱턴주 대법원은 만장일치로 아마존이 유족 4가족의 과실 소송에 응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자살이 사망의 개입적 원인에 해당해 제조물 책임법 적용이 불가하다는 하급심 판결을 뒤집은 것이다.

유족들은 아마존이 아질산나트륨을 자살 관련 도구로 활용 가능한 다른 제품들과 함께 홍보·판매했다고 주장했다. 아질산나트륨은 식품 방부제로 사용되는 화학물질이지만, 다량 복용 시 치명적인 독성을 보여 자살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

유족들은 또 아마존이 해당 제품과 자살의 연관성을 수년 전부터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아무런 판매 제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앞서 2023년 6월 워싱턴주 시애틀 연방지방법원의 제임스 로바트 판사는 같은 취지의 소송을 기각한 바 있다. 당시 소송은 아마존이 외부 판매업체를 통해 99.6% 순도의 아질산나트륨을 판매해 10대 자녀들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고 주장하는 부모들이 제기했다. 로바트 판사는 제품 라벨에 위험성이 기재돼 있어 아마존이 추가 경고를 제공할 의무가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추가 경고가 있었더라도 사망을 막지 못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당시 유족 측 변호사는 이 결정이 “퇴보지만 길의 끝은 아니다”라며 항소 의지를 밝혔다.

이번 워싱턴주 대법원 판결로 아마존은 온라인 플랫폼 내 유해 물질 판매 책임을 둘러싼 법적 공방에 본격적으로 임하게 됐다. 아마존 측은 이번 워싱턴주 대법원 판결에 대한 입장 요청에 즉각 응답하지 않았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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