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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전날 밤 귀가했는데 앞 줄에 세워져 있는 BMW 차량을 발견했다”며 “뒷 줄에도 주차공간이 있었지만 비워진 상태였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에 A씨는 차를 빼달라고 요청하기 위해 BMW 차주 번호로 전화를 걸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결국 A씨는 집근처 길가에 주차를 한 뒤 집으로 향했다.
다음날 A씨는 BMW 차량이 빠져 있을 것이라 생각하며 집을 나섰지만, BMW 차량은 여전히 앞 줄에 주차돼 있었다. 화가 난 A씨는 재차 BMW 차량에 쓰여 있는 휴대전화 번호로 통화를 시도했다.
하지만 전화를 받은 상대방은 성인이 아닌 어린 아이였다. 아이는 “여보세요. 이거 차 빼달라는 전화죠? 할머니 바꿔드릴게요”라고 익숙한듯 말했다.
곧 전화를 넘겨받은 할머니는 “우리도 엄청난 피해자”라며 “BMW 차주가 차를 아무데나 주차하고 아무 상관 없는 사람의 전화번호를 적어 놓은 것”이라고 했다. 이어 “지금 같은 내용의 전화를 오랜 기간 동안 1000통은 받은 듯 하다”며 “이 번호를 사용하는 사람은 죄 없는 초등학교 2학년 여자애”라고 호소했다.
이에 A씨는 “죄송하다”고 사과하고 전화를 끊은 뒤 고민에 빠졌다. 그는 “예전에도 이런 일이 있어 경찰에 신고를 했는데, 도로변이 아닌 남의 주택 앞에 주차해 놓은 경우는 견인할 수 없다고 했다”며 “너무 황당하고 억울하다”며 하소연했다. A씨는 12일 해당 온라인 커뮤니티에 “참고로 아직도 차를 안 빼놓은 상태”라고 댓글을 게재했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매일 전화 1000통을 받는 그 아이는 무슨 죄냐” “피해 보상이라도 받아야 한다” “전화번호부터 바꿔야 한다. BMW 차주는 처벌할 방법 없냐”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현행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정당한 사유 없이 차량이 타인의 토지에 방치되거나 도로에 세워져 보행에 위협이 되는 경우 경찰이나 공무원이 해당 차량의 이동을 명령하거나 직접 이동시킬 수 있다.
그러나 아파트와 같은 일반 공동주택 주차장은 법에서 규정하는 ‘도로’에 해당되지 않아 부당한 사례가 발생하더라도 과태료나 견인과 같은 강제행정 조치가 불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