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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장관은 지난 2019년 9월 3일 취임해 장관직을 592일째 수행하고 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역대 농식품부 장관의 평균 임기는 약 1년 2개월이다. 이날 개각을 앞두고 김 장관 후임에 대한 하마평이 무성했다. 김 장관 후임으로 김병원 전 농협중앙회 회장, 김현권 전 의원, 김종회 전 의원, 이재욱 전 차관, 김경규 전 농진청장 등이 거론됐다.
앞서 연말 개각 당시에도 교체 대상으로 거론됐던 만큼 내부에서도 이번에는 김 장관이 교체될 수 있다는 관측이 컸다. 더욱이 개각을 앞두고 ‘직권남용 의혹’이라는 악재도 터졌다. 김 장관이 국장으로 재직 당시 아들의 대입 자기소개서를 대신 쓰도록 작가 경력이 있는 직원을 새로 뽑았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이다.
해고된 직원이 지속 제기해온 민원으로 이미 무혐의 처리된 사안이라는 농식품부의 입장에도 개각을 앞둔 시기 부담이었지만 개각은 그를 비켜갔다.
행정고시 30회로 입직해 30년 넘게 농정 분야에서만 일한 정통 농정관료로 김 장관만큼 전문성을 갖춘 대체자를 찾기 쉽지 않다는 점이 주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장관의 업무 능력은 취임 직후 국내에서 발생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방역 대응 과정에서 나타났다. 김 장관은 접경지역 양돈농가에서 ASF가 발생하자 발생 4개 시·군 모든 돼지를 살처분·수매하는 등 특단의 방역조치를 시행하고, 야생멧돼지 이동을 막기 위해 국토를 동서로 횡단하는 광역 울타리(352km)를 설치하는 등의 강력 대응으로 단기간에 ASF를 막아낸 바 있다.
농업계의 숙원사업이었던 공익형직불제 도입을 이끈 것도 성과로 꼽힌다. 그는 인사청문회 당시부터 공익형직불제를 통한 농정개혁을 강조했다. 공익형 직불제는 쌀에만 주던 변동형 직불금을 없애고 논밭 작물을 가리지 않고 면적에 따라 직불금을 공평하게 지원하는 제도다.
김 장관은 인사청문회 당시 “단순히 직불제를 개편하는 차원을 넘어 농업 구조를 전체적으로 변화시키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난다면 이번 정부의 농정에 대한 평가도 달라질 것”이라며 “이제는 직불제가 단순 피해 보전을 떠나 소득 안정의 성격을 가져야 하고, 쌀에만 치우쳐 있기보단 여러 작물이 골고루 생산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지난 2019년 12월 농업농촌공익직불법 제정으로 지난해부터 소농에는 120만원 정액, 대농에는 면적에 따라 차등지급하는 직불제가 시행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 5년차 농식품부 장관직을 이어가는 김 장관에게는 △식량안보 기반 확충 △사전 예방적 방역체계 제도화 △농업 전반의 디지털화 △포스트코로나 시대 농업·농촌의 포용성 제고 △농업·농촌 탄소 중립 및 기후변화 적응 등이 중점 과제로 놓여 있다. ‘LH 사태’로 촉발된 농지 제도 개편을 잘 마무리 짓는 것 역시 그의 장관직 공과를 좌우할 주요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