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3년 미국에서 광우병이 처음 발생하면서 미국산 쇠고기의 한국 수출이 전면 중단됐다가 2008년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다시 수입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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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우병 사태 이후 수많은 유명인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광우병 쇠고기를 먹느니) 차라리 청산가리를 입 안에 털어 넣는 것이 낫겠다“는 등 쇠고기 수입 반대를 외쳤다.
일부 학자나 의사·수의사들도 미국산 쇠고기 수입으로 인한 인간광우병 발생 위험성을 적극적으로 제기하면서 사태는 더욱 커졌다.
결국 MB 정부는 민심을 감안해 미국과의 쇠고기 추가협상에서 30개월 미만 소만 수입하기로 하는 등 정책 노선을 변경했다.
이런 가운데 17년이 지난 현재 미국 전국소고기협회(NCBA)는 중국, 일본, 대만이 이미 비슷한 제한을 해제했다며 한국도 연령 제한을 철폐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무역대표부(USTR)도 지난해 발간한 ‘국가별 무역장벽보고서’에서 한국과 ‘국가별 무역장벽보고서’에서 한국과 합의한 30개월 미만 소고기 수출이 “과도기적 조치”였음에도 16년간 유지되고 있으며, 갈아서 만든 소고기 패티와 가공육은 여전히 금지됐다고 지적하며 사실상 수입 허용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미 한국은 수년째 미국산 소고기의 최대 수입국(가치 기준)이지만 미국 축산업계는 소고기 수출을 계속 늘리려고 하고 있다.
미국 농무부 등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에 대한 미국산 소고기 수출액은 22억 2000만 달러(약 3조 3300억 원)로, 전 세계에서 가장 많다. 중국·홍콩(19억 8000만 달러)과 일본(18억 7000만 달러)이 그 뒤를 이었다.
미 무역대표부는 트럼프 대통령 지시로 교역 상대국의 불공정한 무역 관행을 식별하고 이를 개선할 방안을 담은 보고서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오는 4월 1일까지 제출해야 한다.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산 소고기 월령 제한 해제 건의를 받아들인다면 우리 정부와 다시 수입 위생 조건 개정 협상에 나서야 한다.
이를 두고 국내 축산·유통업계 일각에서는 30개월령 이상 미국산 소고기를 수입한다면 한국 소비자들의 정서상 거부감이 커질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농림축산식품부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동향을 모니터링하면서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축산업계에 미칠 영향을 살필 예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