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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로 벤처시장 유동성이 축소되면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하고 있어 중소·신생 VC들 중 폐업을 고려하는 곳들도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들이 벤처투자에 새롭게 나선 데에는 탄탄한 업력과 모회사의 배경이 바탕이 됐다.
◇ 대부분 AC에서 VC ‘듀얼’ 사례
이 중 에트리홀딩스와 소풍벤처스, 베드록벤처스, 미래과학기술지주는 액셀러레이터로 시작해 VC 라이선스 획득한 경우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자회사인 에트리홀딩스는 지난 2020년 AC로 등록한 뒤 ICT, 소·부·장, 바이오·메디컬 분야 등에 투자해오다 올해 1월 VC로 등록을 마쳤다.
지난 3월 벤처투자회사 등록을 마친 베드록벤처스는 지난 2023년 3월부터 AC로 투자활동을 이어오다 1년 만에 VC로 등록하며 ‘듀얼 라이선스’ 획득에 성공했다. 블록체인과 크립토 분야 등에 주로 투자하고 있으며 디사일로, 모비게임즈 등이 대표 포트폴리오다.
VC에 진출하는 AC가 급증한 건 지난해 말 VC를 겸업하는 AC에 대한 이중규제를 완화한 ‘벤처투자 촉진에 관한 법률’(벤처투자법) 개정안이 시행된 영향이다. 전체 투자금의 40% 이상을 초기 창업기업(3년 미만)에 투자해야 했던 의무비율이 20%로 낮춰져 후속 투자나 펀드 결성 등에 자유로워졌다.
AC가 VC로 영역을 확장하는 경우 외에도 PE가 VC로 투자 범위를 다양화하는 사례도 나타났다. 지난달 29일 벤처투자회사 등록을 마친 헬리오스벤처스는 국내 중견 사모펀드(PEF) 운용사 헬리오스PE가 유망 기업을 조기 발굴하기 위해 설립했다. 헬리오스PE는 지난 2018년 설립 이후 정보기술(IT) 분야에서 기술력 있는 기업을 발굴해 왔으며 올해 1000억원 규모의 블라인드 펀드를 처음으로 결성했다.
메인스트리트벤처스는 이 두가지를 적절히 조합한 사례다. 메인스트리트벤처스는 지난 2020년 PEF 메인스트리인베스트먼트의 100% 자회사인 AC로 출범한 뒤 올해 2월 듀얼라이선스를 획득해 VC로 영역을 확장했다. 이후 VC 진출 2달 만에 모태펀드 루키리그 분야 위탁운용사(GP)로 낙점돼 신규 펀드 결성 기회를 잡는 등 활약을 하고 있다.
한 VC업계 관계자는 “어려운 시장 상황에서도 신규 등록하는 VC들이 있다는 것은 긍정적인 신호”라며 “다만 VC업에 진출하는 AC들이 늘어나면서 초기 스타트업들이 투자를 받기에 더 어려워진 상황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