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MA, 미래모빌리티 분과회의서 UAM 논의
한화시스템·SKT·현대차·대한항공 등 산업계
“초기 사업성 확보하려면 정책·재정지원 필요”
[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상용화를 앞두고 사업에 뛰어든 국내 모빌리티 산업계가 ‘UAM 생태계 조성’을 최우선 해결 과제로 꼽았다. 성공적인 UAM 도입을 위해서는 정부의 재정적 지원이 필수적이라는 주장도 함께 제시됐다.
| 23일 서울 서초구에서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 주최로 열린 자동차전문위원회 제2차미래모빌리티분과회의에서 도심항공모빌리티(UAM)를 주제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KAM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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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는 23일 서울 서초구에서 자동차전문위원회 제2차미래모빌리티분과회의를 열고 UAM 산업 동향과 전망을 논의했다.
국내 UAM 산업의 핵심 기업인
현대차(005380),
대한항공(003490),
한화시스템(272210),
SK텔레콤(017670) 등은 이날 회의 모두발언에서 초기 생태계 육성을 위해 정부의 정책·재정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UAM을 포괄할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상용화 초기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구체적 지원책을 마련해달라는 것이다.
| 한화시스템 UAM 기체. (사진=한화시스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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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시스템은 지난 2019년부터 UAM 프로젝트에 착수해 현재 UAM 대표 기체로 불리는 수직이착륙항공기(eVTOL)와 UAM 관제 시스템인 교통관리솔루션(UATM)을 개발 중이다. 전정규 한화시스템 UAM사업개발팀장은 UAM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기체라는 점을 강조하며 “기체 없이 인프라나 서비스가 존재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전에 없던 사업인만큼 UAM 기체 개발은 난이도가 높다. 전 팀장은 UAM 기체에 대해 “배터리를 기반으로 전기 추진 시스템에 안전성까지 입증해야 한다”며 “이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많은 글로벌 기업이 막대한 투자금을 쏟았고 인증을 받기까지 더 많은 돈을 써야 한다”고 설명했다.
기체를 중심으로 한 UAM 생태계 조성을 위해 정부 지원이 필수적인 이유다. 전 팀장은 “기업들이 계속 투자하고 산업을 활성화하려면 정부 지원 프로그램이 많이 생겨야 한다”며 “또 더 빨리 상용화하기 위해서는 기존 공항, 헬리패드 등 보유한 인프라를 활용하는 쪽으로 (정책적) 접근을 하는 방법도 있다”고 말했다.
| 지난 4월 19일 열린 ‘2023 월드IT쇼’에서 관람객들이 SK텔레콤의 UAM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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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 인프라를 앞세워 UAM 사업 선두에 선 SK텔레콤(SKT) 역시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다. SKT는 글로벌 UAM 기체 제조사 ‘조비 에비에이션’과 협력해 국내 UAM 상용화를 위한 구체적 실증에 나선 상태다. 다양한 초기 사업 모델도 구상 중이다.
하지만 UAM의 사업성이 여전히 모호하다는 점이 걸린다. UAM은 상용화 시점부터 손익분기점(BEP)에 도달하기까지 걸릴 시간을 예측할 수 없는 신사업이다. 기업으로서는 적자가 얼마나 이어질지를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UAM의 법적 근거 역시 불분명하다. 김정일 SKT UAM실증사업팀장은 “UAM을 대중교통에 포함할 것인지, 어떤 교통체계로 분류할 것인지, 새로운 모빌리티로 볼 것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태”라며 “재정적 지원을 얘기하기에 앞서 법적인 재정비가 분명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법적 재정비가 필요한 다른 이유는 기술 표준화다. 김 팀장은 “수백개의 UAM 기체 제조사가 각기 다른 충전 규격 등을 사용하고 있다”며 “표준화 논의를 시급히 공론화하지 않으면 사업 측면에서 굉장히 부정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서울 ADEX 2023’ 전시회에 참가한 현대차그룹 슈퍼널 부스 전경.(사진=현대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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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역시 UAM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사업화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2020년 미국 CES에서 UAM 비전을 제시했지만 상용화 시점은 2028년으로 잡은 이유기도 하다.
신지웅 현대차 AAM(미래항공모빌리티)사업본부 책임연구원은 “최근 UAM 특별법이 통과됐고 각 지방자치단체 역시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고 정책 차원에서 노력하고 있다”면서도 “(UAM은) 운송·교통 관리뿐만 아니라 버티포트(Vertiport·도심공항)를 운영할 사업자, 5G 네트워크망 등 통신사업자 등 갖춰야 할 것이 많다”고 했다.
현대차 미국 UAM 독립법인 슈퍼널(Supernal)은 내년 CES에서 eVOTL 시제품을 공개하고 현지에서 본격적인 사업화에 나설 전망이다. 신 책임연구원은 국내 UAM 산업에 대해 “돈이 되는 사업이 되려면 언제 가능할까 싶을 정도로 생태계 조성은 어려운 상황”이라며 “산업 활성화 측면에서 시장을 열기 위해 한 목소리로 시작해야 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당부했다.
| 우기홍(왼쪽)대한항공 대표이사 사장과 신재원 현대차·기아 AAM본부장 겸 슈퍼널 대표이사가 지난달 ‘도심항공교통(UAM) 운항사업 생태계 구축과 상용화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 체결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대한항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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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M 관련 교통 관제·관리 사업을 개발 중인 대한항공 역시 초기 UAM 생태계 구축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간 대한항공에 협업을 타진해 온 해외 기업이 공통적으로 꼽은 국내 UAM 산업의 강점은 반도체, 배터리, 통신 등 인프라 차원에 불과했다. 정부 주도라지만 생태계 구축이나 정부 지원이 타국 대비 상대적으로 미비해 경제성을 낙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조용선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 박사는 “기업 입장에서 사업성을 검토하고 있지만 현재 상황에서 산업 생태계를 이끌어 나가기에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며 “정부의 행정·재정적 지원이 상용화를 앞둔 초기 생태계 구축에 있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