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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마약 조직과 세관 직원들의 공모 정황을 확인하기 위해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으나 지난 20일 검찰에서 한 차례 기각한 바 있다. 이번 재신청으로 영장이 발부된다면 경찰은 구체적인 물증 확보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영장 재신청 취지에 대해 “최근 마약 수사 관련 담당 부서가 교체되었고 영장 필요성에 대한 자료를 보강했으며 구체적으로 소명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구체적으로 밝힐 순 없지만, 추가 영장도 신청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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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조직원 6명은 지난 1월 27일 필로폰 총 24kg을 몸에 부착한 채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했는데, 경찰은 이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세관 직원들의 도움이 있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세관 직원들이 말레이시아 조직원들을 정식 보안 게이트가 아닌 별도의 통로로 안내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게 경찰의 판단이다.
마약 조직원들은 입국 전 현지 마약 총책에게 ‘한국 세관이 너희를 알아보고 빼낼 테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취지의 말을 들었고, 조직원 중 한 명이 입국 당시 검색대에서 머뭇거리자 세관 직원이 ‘빨리 지나가라’고 신호를 줬다는 등의 구체적인 진술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인천공항 세관 현장 조사에서 세관 직원 3명을 특정하고 당시 자리를 비운 1명에 대해서도 사진을 보고 일치하게 지목했다고 전해졌다.
이에 대해 세관 직원들은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고광효 관세청장도 지난 12일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정황상 개연성은 낮아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이 다국적 마약 조직이 지난 2월 김해공항에서도 3차례에 걸쳐 18kg의 필로폰을 들여온 것으로 파악하고 관련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이들은 필로폰을 몸에 감아 숨기고 부부로 위장해 입국한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