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하고 지루한 산업재산권 분쟁…특허청 분쟁조정위가 해결"

[대전=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A사는 최근 자사 제품의 특장점을 모방한 유사제품이 온라인 상에서 버젓이 판매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A사는 곧바로 모방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B사에 특허 등 침해금지 경고장을 발송했지만 B사는 권리 침해를 부인했다. 이에 A사는 형사고소 및 권리범위확인심판을 신청해 분쟁을 시작했고, B사도 A사가 보유한 권리에 대한 무효심판을 제기했다. 그러나 A사는 경찰과 검찰, 특허심판원, 특허법원 등 여러 기관에 일일이 방문해 의견을 소명해야 하고, 각 사건마다 전문 대리인을 고용하면서 지난 수년간 수천만원의 비용이 발생했다. 이후 침해여부에 대한 형사책임이 정리가 되더라도 손해배상에 대해서는 별도의 민사소송을 제기해야 한다는 점에서 산업재산권 분쟁은 득보다 실이 많은 지루한 싸움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최근 복잡한 산업재산권 분쟁을 당사자간 대화를 통해 단기간에 해결할 수 있는 ‘산업재산권 분쟁조정위원회’ 제도가 기업들로부터 주목받고 있다.

19일 특허청이 밝힌 산업재산권 분쟁관련 실태조사 자료에 따르면 침해 분쟁 경험 기업의 평균 소송비용은 5800만원, 특허침해소송 심리기간은 3심까지 평균 40.2개월이 소요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특허청의 산업재산권 분쟁조정위원회를 통해 분쟁을 해결할 경우 3개월 이내에 양당사자가 해당 분야 전문가들과의 대화를 통해 가장 합리적인 해결방안을 도출, 별도의 비용없이 서로가 만족하는 분쟁해결을 이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허청 산업재산권 분쟁조정위원회는 1995년 설립 이후 지난달까지 모두 208건의 산업재산권 분쟁을 접수·처리했다.

평균 조정률은 27%이며, 올해의 경우 지난달까지 모두 47.6%(취하 또는 진행 중인 5개 사건 제외)의 조정률을 기록했다.

이는 민사본안사건 조정 성공률인 16%를 크게 웃도는 수치로 특허청의 분쟁조정위원회가 산업재산권 분야에서의 분쟁해결에 일조를 하고 있다는 평이다.

이에 특허청은 올해부터 산업재산권 분쟁조정위원회 운영 사무국을 설치, 전담인력을 배치해 분쟁상담과 조정제도 홍보 등을 통해 접근성 향상 및 사건처리의 신속성 제고에 주력하고 있다.

박성준 특허청 산업재산보호협력국장은 “특허 심판·소송 실무에 밝은 전문가들이 분쟁조정위원회에 참여하기 때문에 소송이나 심판을 진행한 것과 같은 신뢰성 있는 결과를 도출해 낼 수 있다”면서 “그런 신뢰성 있는 조정의 결과가 높은 조정률로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