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팬심 자극하는 ‘성덕’ 마케팅 열전

문다애 기자I 2022.10.28 17:58:30
최근 유통업계가 성덕 마케팅을 잇따라 선보이며 눈길을 끌고 있다. 코카콜라 제공.
[이데일리 문다애 기자] 최근 유통업계가 ‘성덕’ 마케팅을 잇따라 선보이며 눈길을 끌고 있다. ‘성덕’은 ‘성공한 덕후’의 줄임말로 자신이 좋아해온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을 일컫는다.

‘성덕’ 마케팅은 오랜 시간 해당 제품을 좋아해 온 연예인을 모델로 발탁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연예인들이 개인적으로 갖고 있는 ‘충성도’까지 더하며 소비자들에게 주목도를 높이는 것은 물론 진정성 있는 메시지 전달까지 가능하다. 또한 제품의 ‘성덕’으로 알려진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마케팅도 있다. 제품에 대한 높은 충성도를 지닌 소비자들에게 특별한 혜택을 부여하며 충성도를 한층 강화하고, 신규 소비자층에게도 주목도를 높이는 방식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코카콜라사의 탄산음료 ‘닥터페퍼(Dr. Pepper)’는 최근 닥터페퍼 매니아로 알려진 가수 씨엘(CL)을 브랜드모델로 전격 발탁했다.

가수 씨엘은 평소 닥터페퍼를 즐겨 마시는 찐팬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를 배경으로 지난 2015년에는 세계적인 DJ 디플로와 함께 작업한 곡 ‘Doctor Pepper’를 공개한 뒤, 전 세계 공연에서 꾸준히 선보이며 애정을 드러내고 있다. 올여름에는 ‘MBC 워터밤 서울 2022 위드 스프라이트’ 무대에서 ‘Doctor Pepper’를 부르는 팬들의 영상이 화제가 되고, 본인 트위터 계정에 리트윗하며 코카-콜라 코리아 트위터 계정을 언급해 팬들 사이에서 닥터페퍼 모델 발탁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높아지기도 했다. 이러한 팬들의 기대감을 바탕으로 코카-콜라사는 씨엘을 닥터페퍼 모델로 발탁했다.

씨엘의 모델 발탁은 성덕이 브랜드 모델이 된 예로 팬들 사이에서 큰 호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모델 발탁이 공개된 직후에는 코카-콜라 코리아 트위터 계정이 한동안 닥터페퍼 계정으로 임시 변경돼 소비자와 팬들의 즐거움까지 이끌어 냈다.

특정 브랜드의 찐 팬 혹은 이와 인연이 깊은 연예인을 모델로 활용해 브랜드의 매력을 어필하는 기업들도 주목받고 있다.

LG생활건강 피지오겔은 피지오겔의 찐팬인 지코가 모델로 선정된 것을 기념해 그가 직접 사용한 후 여름에 어울리는 제품으로 선정한 ‘레드 수딩 AI 썬스크린’과 ‘DMT 워터 블라스트 젤 크림’ 한정판 에디션을 출시했다. LG생활건강은 거리낌 없이 적극적으로 자신을 드러내는 지코의 솔직한 매력이 피지오겔의 브랜드 철학과 잘 맞아 모델로 선정했다는 설명이다.

맥도날드는 새로운 치킨버거 ‘맥크리스피 버거’ 2종을 출시하며 과거 맥도날드 직원으로 근무했던 방송인 조나단을 모델로 기용했다. 이에 조나단은 KBS 예능 프로그램 ‘갓파더’에 출연하여 아르바이트생 시절, 그가 일했던 지점의 점장에게 “나중에 맥도날드 광고를 찍고 싶다”고 말했던 일화를 밝힌 바 있다. 이처럼 오랜 시간 맥도날드의 크루로 함께했던 조나단에게 맥도날드 모델 발탁은 ‘성덕 이상의 특별한 의미’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찐팬들이 즐길 수 있는 오프라인 활동을 통해 소비자 접점을 강화하는 기업들도 늘어나고 있다.

LG전자는 서울 강남역 인근 ‘일상비일상의 틈’에서 ‘씽큐 방탈출 카페’ 시즌 2를 진행하고 있다. ThinQ 방탈출 카페는 LG 씽큐 앱의 주요 기능과 방탈출 게임 콘셉트를 접목해 마련한 복합문화체험공간이다. LG전자는 Gen-Z를 비롯한 많은 고객들이 LG 씽큐 앱의 혁신 기능과 초연결 경험을 보다 재미있게 체험할 수 있도록 게임 요소를 접목했다. 지난 4월 성수동에서 진행한 시즌1에 대한 Z세대의 인기에 힘입어 이번 시즌2도 핫플레이스인 강남역을 선택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 장미원에서 갤럭시 ‘찐팬’ 2000여명과 함께 ‘갤럭시 팬파티 제각각 캠크닉’을 진행했다. 갤럭시 팬파티는 갤럭시 찐팬들을 위해 제품과 함께 이색적인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지난 2018년부터 시작한 문화 행사다. 매회 트렌드를 반영한 콘셉트와 제품을 경험할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 무대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업계 관계자는 “MZ세대를 중심으로 무언가를 진심으로 좋아하고 몰입한다는 점에서 ‘덕후’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문화가 형성되며 성덕 마케팅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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