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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카이즈유데이터 연구소가 국토교통부의 신차·중고차 이전 등록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중고차는 180만대~200만대가 거래됐고 거래금액은 30조~40조원 규모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기간 신차 거래대수 130만~140만대를 훨씬 웃도는 규모다. 국내 중고차 시장은 과거 소규모 민간 업체가 모인 매매단지를 중심으로 성장한 이후 2000년대 들어 중고차 거래·직영판매 플랫폼 업체가 새롭게 등장하면서 현재 양분화해 있는 상태다.
그동안 플랫폼 등의 신규 사업자의 시장 진출은 크게 늘었지만, 중고차 연간 거래량은 200만대 수준에 머물며 그 이상이로는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중고차 시장이 소비자가 정보를 독점한 판매자에게 속아 물건을 구매할 가능성이 큰 전형적인 ‘레몬마켓’으로 꼽혀 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소비자들은 허위·미끼 매물, 성능 미고지, 주행거리 조작 등의 불안이 크다고 꼽고 있다. 여기에 투명하지 않는 가격 산정으로 업체별로 천차만별인 가격에 중고차값에 대한 불신도 여전하다.
현대차는 인증 중고차 매물을 출고 5년 이내·주행거리 10만킬로미터(㎞) 이하 차량으로 구성키로 했다. 매입 전 품질 테스트도 거쳐 ‘믿을 수 있는 중고차’를 만들겠다는 포부다. 품질이 보장된다면 차량 구매를 앞둔 소비자는 신차보다 품질 좋은 중고차를 먼저 고려하게 될 수 있다. 중고차 거래가 활발해지고 시장이 성장할 것이란 예측이 나오는 이유다. 차량을 만든 기업이 직접 점검·수리해 되파는 만큼 품질이 높고 점검 시 정식 부품을 사용해 중고차를 되팔때에 ‘가격 방어’도 예상된다.
◇“2025년 중고차 시장 50조 성장 전망”
다만 대기업들의 시장 진출로 기존의 영세한 중고차 업체들의 입지가 좁아지는 것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는 여전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중고차 딜러는 “현대차가 상태 좋은 매물을 선제 매입한다면 중소 시장이 판매할 수 있는 매물은 상대적으로 낮은 품질일수밖에 없다”며 “그러면 중소 업체들은 경쟁력을 잃게 되고 (중고차를) 살 사람들도 굳이 중소 업체를 찾지 않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이런 부분을 고려한 점유율 방침을 내놓았다. 현대차는 시장점유율을 2024년 4월까지 2.9% 이내로 유지하고 2025년 4월까지 4.1%를 넘지 않기로 약속했다. 기아도 2024년 4월까지 2.1%, 2025년 4월까지 2.9% 수준을 유지하기로 했다. 또 인증 중고차 대상 이외의 물량은 기존 매매업계에 전량 공급한다.
시장에선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을 계기로 중고차 시장 규모가 2025년 50조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중고차 플랫폼 업체 관계자는 “그간 중고차 시장을 믿지 못했던 소비자들의 인식개선과 함께 중고차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송선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신차 생산이 늘면서 중고차 공급이 늘어나 평균판매가격(ASP)가 유지돼 향후 3년간 연평균 7% 성장할 것”이라며 “IT 기술 접목과 대형 기업으로 인한 시장 재편으로 예상을 초과하는 성장도 가능하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