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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마지막 날이었던 지난 24일, 일상으로 돌아온 25일 이틀 연속 올겨울 가장 추운 ‘최강 한파’가 몰려와 전국이 꽁꽁 얼어붙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틀 간 서울 지역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17도 이하로 떨어지고 낮 최고기온도 영하권을 기록했다.
여기에 찬바람까지 강하게 불면서 체감온도는 영하 20~30도까지 떨어져, 전국 대부분 지역에 한파특보가 발효됐다. 이번 한파는 다음주 초쯤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기상청 기록에 따르면 1904년부터 현재까지 서울 최저기온이 영하 17도 이하로 내려간 적은 지난 24~25일을 포함해 총 173일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대부분 1980년 이전이고 2000년대 들어서는 총 9일뿐이다.
난방비 고지서를 받아든 이들은 기록적인 한파에도 난방을 ‘양껏’ 돌릴 수 없는 처지가 됐다. 최근 1년새 도시가스와 지역난방 등 난방비가 유가 등 에너지 공급원가 인상으로 평균 30% 넘게 오른 걸 몸소 체감했기 때문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12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보면 지난달 도시가스요금은 전년 대비 약 36.2%, 지역난방비는 34%, 전기요금은 18.6% 상승했다. 공공요금은 올 들어 더욱 오를 것으로 보인다.
최근 고금리와 고물가로 생활비 부담이 커진데다 난방비 걱정까지 늘면서, 난방을 줄이는 대신 방한용품을 구비하며 겨울을 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 G마켓에 따르면 지난달 13~31일 ‘한파·겨울용품’ 판매량 조사 결과 ‘발열내의’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135%) 증가했다. 같은 기간 ‘뽁뽁이’(에어캡) 등 ‘단열시트’와 ‘문풍지’ 판매량은 각각 약 54%와 46% 늘었다.
서울 서대문구 한 아파트에 거주하는 박모(35)씨는 “작년 겨울엔 집 온도를 23도로 유지했는데 1월 난방비가 10만원이나 더 나와서 충격받았다”며 “온도를 20도로 낮추고 그마저도 저녁 6시쯤부터 밤사이만 난방을 한다”고 했다. 박씨는 “집에서 전기장판과 플리스(털옷)는 필수가 됐고, 아이 방에는 온수매트와 난방텐트를 설치하고 내복에 수면조끼와 양말을 입혀 한파를 나는 중”이라고 했다. 과천의 한 아파트에 사는 이모(41)씨는 “도시가스보다 전기세가 쌀 것 같아 전기난로, 전기담요를 2개씩 더 샀다”며 “귀찮아서 안 끼던 고무장갑을 끼고 설거지도 찬물로 한다”고 했다.
사회 취약계층은 더 고된 겨울을 보내고 있다. 서울 지역 대표 쪽방촌인 용산구 동자동 주민 백광헌(65)씨는 “이곳에 1000칸 넘는 쪽방들은 냉난방 시설이 매우 열악해 여름에는 무척 덥고 겨울엔 너무 추워 잠자리가 불편하다”며 “최근 방값과 가스 난방비가 2배 정도씩 오르면서 지원금(기초생활수급비)이 빠듯해 두꺼운 옷을 껴입고 전기장판에 의지해서 웅크리고 잔다. 온풍기를 쓰면 전기요금도 많이 나오고 정전되기 일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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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선 난방비를 절약할 수 있는 ‘꿀팁’(유용한 정보)도 공유되고 있다. 우선 겨울철 적정 실내온도는 18~20도다. 그 이상은 난방비를 평균 15% 이상 상승시키고 실내·외 온도 차로 면역력이 떨어질 수 있다. 실내 난방은 잠깐 외출을 할 경우 아예 끄기보다 온도를 적당히 낮춰 틀어두는 것이 좋다. 완전히 식은 실내 바닥을 데우려면 오히려 난방비가 더 나올 수 있다.
또 창문에 뽁뽁이(에어캡)를 붙이기만 해도 실내온도를 2~3도 높일 수 있고 외풍 차단의 효과를 볼 수 있다. 수면양말이나 실내화를 신으면 바닥 냉기를 차단할 수 있고, 카디건이나 내복 등 얇은 옷을 여러 겹 껴입으면 체감 온도가 2~3도 높아진다. 이 밖에도 바닥에 카펫 깔기, 난방텐트 및 가습기 사용, 취침 전 커튼 치기 등의 방법도 있다.
고양시 일산 주민인 김모(39)씨는 “집에서 내복입기, 양말신기처럼 예전엔 궁상 떠는 것 같아 안하던 일들을 요새는 저절로 하게 된다”며 “빨리 겨울이 가기만 바랄 뿐”이라고 한숨 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