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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합제로 무장한 국산 신약 매출 본격 창출

강경훈 기자I 2019.07.17 14:59:10

LG화학 제미메트, 제미글로의 약 2배로 성장
보령제약 카나브, 복합제 매출 성장률 40~60%
고혈압·이상지질혈증·당뇨병 등 만성질환
편의성·약효 시장서 인정…"시장 커질 것"

LG화학의 당뇨병 신약 ‘제미글로’와 복합제 ‘제미메트’.(사진=이데일리DB)
[이데일리 강경훈 기자] 복합제로 무장한 만성질환 치료용 국산신약이 매출을 견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품목은 오리지널 신약의 매출을 뛰어넘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

의약품 시장조사 전문 유비스트에 따르면 LG화학(051910)의 당뇨병 신약 ‘제미글로’는 올해 상반기 160억 43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전년 동기(149억 5700만원) 대비 7.3% 늘어난 수치. 이 자체로 의미 있는 성과긴 하지만 복합제를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제미글로에 또다른 당뇨약 성분인 메트포르민을 합친 ‘제미메트’는 같은 기간 매출이 266억 6700만원에서 297억 6000만원으로 11.6% 늘었다. 제미글로에 이상지질혈증치료제 스타틴을 합친 ‘제미로우’는 1억원에서 1억 7700만원으로 75.2% 성장했다. 이로써 올해 상반기 제미글로 복합제 전체 매출은 459억 8000만원을 달성했다. LG화학 관계자는 “이런 추세라면 제미글로 패밀리의 올해 목표인 1000억원은 무난하게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LG화학과 마찬가지로 종근당(185750) 당뇨병 신약 ‘듀비에’도 90억 3600만원에서 92억 9800만원으로 2.9% 느는데 그쳤지만 듀비에에 메트포르민을 합친 ‘듀비메트’는 4억 5400만원에서 6억 2900만원으로 38.5%로 상승폭이 더 컸다. 동아에스티(170900)도 상황은 같다. 동아에스티의 당뇨병 신약 ‘슈가논’은 올해 상반기 29억 3400만원으로 전년 동기(21억 2200만원)보다 38.3% 늘어지만 슈가논의 메트포르민 복합제 ‘슈가메트’는 20억 3200만원에서 36억 2100만원으로 78.2%나 늘며 오리지널보다 더 많은 매출을 올렸다. 이에 대해 한 내분비내과 전문의는 “슈가논, 듀비에, 제미글로 모두 인슐린 분비를 늘리는 ‘DPP-4억제제’ 계열의 약으로 포도당 생성과 흡수를 막는 메트포르민과 결합해 더 강력한 혈당강하효과를 낸다”며 “두 약을 하나로 합쳐 편의성을 높여 두 개를 먹어야 할 부담을 줄였다”고 말했다.

혈압약 분야에서도 복합제가 무서운 속도로 매출을 늘리고 있다. 보령제약(003850) ‘카나브’는 올해 상반기에 전년(194억 5300만원) 대비 7.7% 늘어난 209억 57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아직 카나브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카나브에 칼슘채널차단제(CCB)를 합친 ‘듀카브’는 올해 상반기에 전년(78억원) 대비 60% 늘어난 124억 7200만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카나브에 이상지질혈증치료제를 합친 ‘투베로’도 전년대비 41.4% 늘어난 14억 11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 두 복합제는 상승 폭은 카나브보다 크지만 절대적인 매출에서는 아직 카나브와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보령제약 관계자는 “두 복합제는 이제 출시 3년차밖에 되지 않았다”며 “이를 감안하면 시장에서 빠르게 자리잡고 있다는 게 내부 평가”라고 말했다. 회사 측은 여러 원인으로 야기되는 고혈압의 특성과 고혈압 환자들이 다른 만성질환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감안해 다양한 복합제를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복합제로 변신한 이들 국산 만성질환 신약의 매출은 지속적으로 늘 것으로 예상한다. 기본적으로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당뇨병 등 만성질환을 겪는 환자들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고 이들 환자들은 여러 만성질환을 함께 앓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건강보험 빅데이터 분석 전문 코아제타에 따르면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당뇨병을 모두 가진 환자는 2016년 기준 278만명, 고혈압과 이상지질혈증을 가진 환자는 257만명, 고혈압과 당뇨병을 함께 앓는 환자는 113만명이다. 이상지질혈증과 당뇨병을 함께 가진 사람은 54만명에 이른다. 한 대학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이들 질환은 하나씩 독립적으로 생기지 않고 서로 원인으로 작용하는 관계”라며 “하나라도 이상이 있을 때 집중관리해야 동반질환이 생길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환자 입장에서 약 하나로 두 질환을 동시에 관리할 수 있다는 편의성은 굉장히 크다”며 “의학적 근거를 지속적으로 창출해 효과를 증명한다면 환자들에게 자신 있게 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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