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31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NYCB는 전날보다 37.64%(3.91달러) 떨어진 6.4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2000년 8월 이후 약 24년만에 최저치다. 이날 발표한 NYCB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은 시장 전망치를 훨씬 밑도는 ‘어닝쇼크’ 수준이다. 이 은행은 작년 4분기 2억5200만달러(약 3364억원·주당 36센트)의 손실을 냈다. 전년 동기 1억7200만달러(약 2296억원·주당 30센트)의 이익을 벌어들인 것과 대조적인 결과다. 시장은 2억6200만달러(주당 27센트)의 이익을 예상했지만, 전망치를 완전히 비껴 갔다.
매출도 기대치(9억3200만달러)에 못 미치는 8억8600만달러에 불과했다.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은 1년 전 대비 0.5%포인트 가까이 내려앉았다. 대손충당금은 5억5200만달러(약 7369억원)로 급증했다. 지난 10년 동안의 누적치보다 많으며 시장 추정치(4500만달러)의 10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오피스, 상가 등 상업용 부동산 부문의 부실 대출 위험이 커지면서 충당금 적립률을 높였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대출 만기가 30일에서 많게는 89일 지난 부실채권이 지난해 4분기 48% 늘어난 반면 예금 규모는 직전 분기보다 2% 줄었다. 결국 자기자본을 맞추기 위해 분기배당금을 17센트에서 5센트로 70% 줄인다고 NYCB는 발표했다.
이날 ‘NYCB 쇼크’는 지역은행 전반에 위기감을 불어넣었다. 상업용 부동산시장 침체가 금융권 부실로 연결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실제 이날 ‘KBW 나스닥 지역은행 지수’는 6%가량 빠졌다. 이날 시온스은행, 코메리카 등 총자산이 1000억달러 안되는 중소 은행들 주가도 5% 넘는 하락세를 이어갔다.
일부에선 지난해 3월 미국 은행권 부실 우려를 키웠던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를 떠올리기도 했다. 당시 SVB 부실 우려로 뱅크런이 발생하자, 다른 지방은행들도 도미노 위기상황에 맞닥트렸다. NYCB는 당시 SVB에 이어 파산한 시그니처 은행 핵심자산을 인수, 자산 1000억달러(133조4000억원) 이상으로 몸집이 커지며 엄격한 자본 및 유동성 규제를 받아왔다. 덩치를 키운 게 오히려 악재였다는 평가다.
인터랙티브 브로커스의 수석 전략가인 스티브 소스닉은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많은 트레이더는 NYCB에서 나타난 경고가 바퀴벌레와 같다고 본다”며 “하나가 발견된다면 눈에 띄지 않는 곳에 더 많이 숨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