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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빈 청장 "스페이스X 절반으로 수송비용 낮춰 ‘우주고속도로’ 깔겠다”

강민구 기자I 2024.09.05 15:00:00

윤 청장, 개청 100일 기념 간담회서 청사진 제시
킬로그램당 1000달러로 낮춰 누리호 24분의1 비용
용역계약 아닌 구매 방식 등 방식 변화 줄 계획
"재사용발사체 요소 기술 개발 추진해 2030년대 달성"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지구 저궤도 수송비용을 킬로그램(kg)당 1000달러(133만원)로 낮춰 우주경제 성장 발판을 마련하겠다.”

윤영빈 우주항공청장은 5일 우주항공청 개청 100일을 맞아 서울 중구의 한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청사진을 제시했다. 윤 청장의 이 같은 발언은 우주경제를 실현하려면 우주진입비용을 줄이는 게 불가피한 가운데 민간기업을 키워 ‘한국판 스페이스’를 만들겠다는 매우 도전적인 목표를 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영빈 우주항공청장이 5일 서울 중구의 한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사진=우주항공청)
◇스페이스X 절반 수준 수송비용 목표

현재 국산 로켓 누리호의 우주수송 비용은 kg당 2만4000달러(3200만원)에 이르러 현재 전 세계 발사체 시장을 이끌고 있는 스페이스X의 2000~3000 달러(약 300만원) 대비 경제성이 부족하다. 윤 청장이 제시한 1000달러는 스페이스X 보다 더 저렴한 비용이다.

윤 청장은 “경부고속도로가 경제발전의 기틀이 되었듯이 재사용발사체를 기반으로 우주로 가는 빠른 길인 ‘우주 고속도로’를 만들겠다”며 “우주 접근의 보편성을 확보하고 우주경제 실현을 위한 우주수송 체계를 완성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같은 목표는 만만하지 않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누리호 반복발사와 차세대발사체 기술개발 소유권을 놓고 갈등을 겪고 있고, 현재 추진되는 대형국가연구개발사업으로는 이러한 목표를 달성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결국 이노스페이스(462350),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 등과 같은 민간 기업들을 키워 2030년대에는 이러한 혁신적인 목표를 달성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우주청은 발사체 분야 스타트업 지원 등을 위해 오는 2026년 말 나로우주센터 내 민간 발사장을 활용해 소형발사체 벤처기업 등에 발사 기회를 제공하고, 시장 진출을 위한 발사 서비스 구매를 추진할 계획이다.

윤 청장은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 스타십 로켓으로 인해 우주수송비용이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며 결국 우주비용을 낮출 수 있어야 한다”며 “우리나라에서도 재사용발사체 관련 핵심 기술 개발들을 하고 있으며, 기존 정부 주도 연구개발 방식이 아니라 공공위성을 시작으로 발사체까지 용역 계약 방식에서 변화를 줘 스페이스X와 같은 모델을 만들 고민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 청장은 나아가 우주 임무 확장과 지속 가능한 우주경제 성장을 위해 궤도수송선과 재진입 비행체를 개발하겠다고 언급했다. 오는 2026년 선행연구개발을 추진해 2030년대에는 지구와 우주, 우주와 우주 사이를 자유롭게 오가는 수송 체계를 완성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스페이스X 드래곤캡슐처럼 우주게도에서 물자나 인력을 다른 궤도로 운송하는 비행체인 궤도수송선이나 아폴로 캡슐처럼 우주에서 지구, 화성 등 대기로 진입하는 재진입 비행체 개발도 추진할 계획이다.

우주항공청은 우주수송 체계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했다.(자료=우주항공청)
◇연말까지 우주탐사 로드맵 수립, 민간 기업 지원 강화

우주항공청은 또 우주탐사 로드맵을 연말까지 수립하고, 태양권 L4 탐사 지역에 우주관측소를 구축해 태양풍을 적시에 관측하는 프로젝트를 첫 우주 탐사로 추진할 예정이다. 국제협력으로 오는 2035년까지 L4탐사선을 발사하는 게 목표다.

이 밖에 우주항공경제 창출을 위해 민간이 함께 활용할 수 있는 우주분야 부품 표준화와 인증체계를 마련해 민군겸용 우주기술 개발을 추진한다. 국산 우주 소재부품 검증을 위한 자금을 올해 14억원 대비 내년에 56억원으로 확대하고, 우주헤리티지(우주검증이력) 확보도 지원할 계획이다. 정부가 연구과제를 제안하는 것이 아니라 우주과학 부문에서는 연구 주제 발굴 오디션을 열어 선행연구를 시작한뒤 연구개발 사업으로 추진되도록 정책적 변화도 시작한다.

윤 청장은 “한강의 기적, 반도체의 기적을 넘어 항공우주 분야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아야 한다”며 “우리나가 도전적 연구개발과 국제협력 등을 바탕으로 5대 우주강국으로 도약하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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