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그룹, 자체 생산으로 배터리 셀 가격 절반 낮춘다

이승현 기자I 2021.03.16 15:34:41

파워데이 열고 배터리·충전 부문 기술 로드맵 발표
10년 내 유럽에서만 6곳의 기가팩토리 설립 계획
배터리 자체생산·각형 전환 통해 비용 30~50% 절감
고속충전 확대..유럽 1.8만기 북미 3500기 中 1.7만기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폭스바겐그룹이 유럽에서 향후 10년 내 총 생산량 240GWh를 갖춘 배터리 공장인 기가팩토리 6곳을 구축한다. 그동안 배터리 회사로 부터 공급받았던 전기차 배터리의 상당 부분을 자체 생산으로 돌리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배터리 가격을 절반까지 낮추겠다는 생각이다. 또 그동안 사용해온 파우치형 배터리를 각형 배터리로 전환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폭스바겐그룹 헤르베르트 디스(Herbert Diess) 회장이 15일(현지시간) 독일 볼프스부르크에서 열린 파워데이에서 배터리와 충전 기술 로드맵을 발표하고 있다.


◇첫 두 공장은 스웨덴과 독일서 운영..최대 80GWh 규모

폭스바겐그룹은 15일(현지시간) 독일 볼프스부르크에서 파워데이(Power Day)를 열고, 2030년까지 추진할 배터리와 충전 부문의 기술 로드맵을 발표했다.

폭스바겐은 2025년 이후 배터리 셀을 자체 제작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폭스바겐그룹 경영이사회 기술 부문 이사이자 폭스바겐그룹 컴포넌츠 최고경영자인 토마스 슈말은 “배터리 셀을 안정적으로 공급받기 위해 파트너들과 협력, 2030년까지 유럽에서만 총 6곳의 기가팩토리를 설립 및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새로운 기가팩토리는 완공 후 연간 생산량 240GWh 규모로 배터리 셀을 생산할 방침이다. 첫 두 공장은 스웨덴의 셸레프테오(Skelleftea)와 독일 잘츠기터(Salzgitter)에서 운영될 예정이다. 특히 폭스바겐그룹이 대주주로 있는 배터리 제조업체 노스볼트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셸레프테오에 위치한 스웨덴 기가팩토리 ‘노스볼트 Ett’에서 프리미엄 셀을 생산하기로 결정했다. 프리미엄 셀 생산은 2023년부터 시작될 예정으로, 연간 생산량은 최대 40GWh까지 단계적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현재 폭스바겐이 잘츠기터에서 운영하고 있는 기가팩토리는 2025년부터 볼륨 세그먼트를 겨냥한 통합 셀을 생산할 계획이다. 잘츠기터 공장의 목표 생산량 역시 연간 최대 40GWh이다. 기가팩토리 두 곳 모두 재생 에너지원으로 가동될 예정이다. 이외 다른 공장에 대해서는 장소 및 파트너를 모색하고 있다.

폭스바겐그룹이 자체 배터리 제조 시설 구축을 추진하는 것은 배터리 가격을 낮추기 위해서다. 토마스 슈말은 “배터리의 비용과 복잡성을 낮추면서 수명과 성능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또 자체 생산 계획 외에도 새로운 통합 셀을 통해 상당한 비용절감 효과가 예상된다. 새로운 셀은 2023년에 첫 선을 보여, 2030년에는 그룹 산하 모든 브랜드의 최대 80%에 달하는 전기차에 장착될 예정이다. 폭스바겐그룹은 그동안 사용해 오던 파우치형 배터리 셀을 각형 통합 셀로 전환하기로 했다.

이에 그룹은 엔트리급 세그먼트에서 배터리 비용을 50%까지, 볼륨 세그먼트에서 30%까지 배터리 비용을 점진적으로 절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토마스 슈말은 “배터리에 있어 고객들께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우리가 가진 규모의 경제를 활용할 것”이라며 “배터리 시스템 비용을 킬로와트시(kWh)당 평균 100유로 이하로 낮출 것”이라고 밝혔다.

폭스바겐그룹은 새로운 통합 셀 및 시너지를 통해 배터리 비용을 최대 50%까지 절감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고속충전 네트워크 확대 위해 2025년까지 4억 유로 투자

그룹은 고속충전 네트워크 확대를 위한 계획도 발표했다. 파트너들과의 협력을 기반으로 2025년까지 유럽 내 공공 고속충전기 약 1만8000기를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현재 보다 5배에 달하는 규모이고, 2025년 유럽 대륙의 전체 수요의 약 3분의 1에 해당한다.

이를 위해 폭스바겐그룹은 유럽에서는 BP(영국), 이베르드롤라(Iberdrola, 스페인), 에넬(Enel, 이탈리아) 등의 에너지 기업들과 협력한다는 데 이미 합의했다. 폭스바겐그룹은 2025년까지 유럽 프로그램에 총 4억 유로를 투자할 예정이다.

미국과 중국에서도 공공 고속충전 네트워크를 확대하고 있다. 일렉트리파이 아메리카는 올해 말까지 북미 지역에 3500개에 달하는 고속충전 접점을 만들 계획이다. 중국의 경우 CAMS 합작회사를 통해 2025년까지 총 1만7000개에 달하는 고속충전 접점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폭스바겐그룹 헤르베르트 디스(Herbert Diess) 회장은 “e-모빌리티는 그룹의 핵심사업으로, 가치사슬의 여러 단계를 체계적으로 통합하고 있다. 배출가스 제로 모빌리티 시대에서 최적의 배터리와 최고의 고객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경쟁에서 장기적인 우위를 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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