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오토in] 카가이 유호빈 기자= 코로나 19로 글로벌 판매 부진에 빠진 현대·기아차가 내수 시장 독점을 더 강화할 추세다. 이미 지난해 내수 점유율 80%를 넘어선데 이어 이달부터 대박이 예상되는 신차를 줄줄이 쏟아낸다. 현대차는 우선 5월에 싼타페 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한다.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까지 추가해 상품성을 더욱 극대화할 것으로 보인다. 쏘렌토 하이브리드 인증 문제로 인해 논란이 컸던 만큼 싼타페는 하이브리드 자동차 기준 연비인 15.8km/l를 넘길 수 있을지 관심사다. 쏘렌토와 같은 개선된 2.2L 스마트스트림 디젤 엔진과 새로운 8단 습식 DCT도 조합으로 변경된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1월 제네시스 GV80을 출시하며 2020년 신차 출시를 시작했다. 이후 풀체인지 아반떼, 풀체인지 쏘렌토, DCT 모델을 추가한 벨로스터 N까지 출시하며 코로나 19 바이러스로 인한 시장 침체기에도 불구하고 내수 점유율 증대를 가속화하고 있다. 더구나 지난해부터 현대·기아차는 풀체인지에 버금가는 부분변경 모델을 잇따라 내놓았다. 신차가 나올 때마다 점유율은 줄기차게 올라가고 있다.
대표적으로 이달 나올 싼타페 부분변경에서는 보기 드물게 플랫폼까지 바꾼다. 최근 현대차에서 유행하는 버튼식 기어까지 적용된다. 사실상 풀체인지와 다름없다.
하반기에는 투싼 풀체인지 모델이 등장한다. 현재 준중형 SUV는 소형 SUV와 중형 SUV 시장에 끼여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판매 회복이 절실하다. 기존 모델에 비해 크기를 키우고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추가한다. 외관은 그릴과 헤드램프의 경계가 없는 현대차 디자인 아이덴티티가 적용된다. 투싼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수출 시장에서 가장 잘 팔리는 SUV로 중요한 포지션을 담당하고 있어 글로벌 관심을 받고 있다.
N 브랜드도 강화한다. 인기인 소형 SUV 코나에 N 모델을 추가한다. 비인기 해치백 벨로스터보다 판매가 늘어날 전망이다. 이 외에도 아반떼 N Line(기존 아반떼 스포츠), 하이브리드 모델을 추가해 신차 몰이에 나선다.
기아차 역시 신차 출시가 한창이다. 우선 모닝 부분변경 모델이 상반기 나온다. ‘통뼈 경차’라는 슬로건으로 출시한 3세대 모닝은 국내 경차 시장이 줄어드는 추세 속에서도 가장 많이 팔리는 모델이다. 최근 현대·기아의 부분변경 모델과는 다르게 외관 변화는 거의 없다. 가장 큰 변화는 변속기다. 효율이 떨어지는 4단 자동변속기 대신 AMT 5단 변속기로 바뀐다. AMT 변속기는 싱글 클러치 변속기로 기존 푸조의 MCP 변속기와 같은 방식이다. 초반 울컥거림을 얼마나 잘 잡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당연히 연비는 더 좋아진다.
비인기 모델로 단종설이 나왔던 스팅어도 하반기 부분변경을 앞두고 있다. 이미 도로에서 위장막이 덮인 스팅어 부분변경 모델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스팅어는 부분변경의 정석답게 램프 구성 외에는 큰 외관 변화가 없다. 하지만 파워트레인은 모두 바뀐다. 부분변경 G70에 적용될 2.5L 가솔린 터보, 3.5L 가솔린 터보로 갈아탄다.
카니발 풀체인지 모델도 이번 여름에 나온다. 내수 차별로 지적됐던 유압식 스티어링 휠 대신 전자식 스티어링 휠을 장착해 각종 주행보조장치를 추가한 게 특징이다. 그뿐만 아니라 4륜 구동 모델까지 추가, 해외에서 토요타 시에나, 혼다 오딧세이와 경쟁하겠다는 전략이다.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도 선보인다. 자사 프리미엄 브랜드인 제네시스와는 다르게 현대기아는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적극 추가하는 모양새다.
하반기 스포티지도 풀체인지도 예정되어 있다. 투싼과 동일하게 차체를 키우고 새로운 플랫폼,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역시 추가해 준중형 SUV 시장 파이를 키울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도 K3 및 스토닉 부분변경 모델도 올해 출시를 기다리고 있다.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는 올 하반기 GV70 출시를 앞두고 있다. 하반기 SUV 라인업을 추가해 브랜드 인지도를 넓히겠다는 계획이다. 투싼과 싼타페의 중간 크기로 SUV 중 가장 인기 있는 세그먼트다. 제네시스의 상징으로 자리 잡은 두 줄 램프로 외관을 장식한다. GV80과 G80에 적용한 신기술이 모두 들어간다.
제네시스 라인업 중 유일하게 두 줄 램프가 적용되지 않은 G70도 부분변경을 거치며 새로운 디자인 트렌드를 따른다. 파워트레인도 스팅어와 동일하게 변경하고 가장 큰 단점이었던 뒷좌석 무릎 공간도 개선한다. 하지만 부분변경인 만큼 큰 폭의 변화는 어려울 듯하다. 올 하반기 또는 내년 초 출시가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현대기아의 신차 출시 주기가 너무 짧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존재한다. 실제로 새 차를 사자마자 구형이 돼버려 불만을 토로하는 소비자들이 다수 존재한다. 제조사 입장에서는 신차를 빠르게 출시해야 브랜드 이미지를 향상시킬 수 있다. 또 어려운 시국에서 다양한 신차로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혀야 시장에 활력을 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신차는 이래저래 뜨거운 감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