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일 위 지휘본부”…전쟁 중에도 우크라서 기차가 계속 달리는 이유

이현정 기자I 2022.03.15 15:30:23

피난민·식량·의약품 등 운송하며 항전에 조력
러 공격으로 철로 훼손…폭격 속 수리 감행
철도직원 희생 이어져…33명 사망·24명 부상

[이데일리 이현정 인턴기자]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피란민, 식량, 의약품 등을 실어 나르며 민간인 피해 최소화에 주력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철도와 그 직원들의 분투가 주목받고 있다.

우크라이나 피란민 가족이 기차에 탑승하기 위해 뛰고 있다 (사진=AFP)
14일(현지시간) CNN은 러시아의 침공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거센 항전의 숨은 주역으로 우크라이나 철도회사와 그 직원들의 활약을 보도했다.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철로 일부와 역 간의 통신망이 훼손됐지만, 철도 회사의 일사불란한 지휘로 보급과 탈출이 이뤄지고 있다.

대부분 군사 훈련을 받은 경험이 없는 철도 회사 직원들은 현재 러시아군의 폭격 속에서 손상된 철로를 실시간으로 수리하고 사람과 화물을 운송하는 데에 힘을 쏟고 있다. 전쟁 발발 후 지금까지 210만명 이상의 승객을 운송했고 최전방으로 의료품을 운반하거나 부상자를 병원으로 이송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철도는 군용열차와 여객열차를 조율하는 것은 물론 일반 화물 수송도 관리하고 있다. 보통 우크라이나 농업생산량의 95%가 흑해 항구를 통해 해외시장으로 수출되는데, 러시아군이 이 통로를 차단하면서 철도 운송에 부담이 가중된 것이다. 우크라이나와 다른 유럽 국가들의 궤간(레일의 폭)이 달라 국경에서 화물을 다시 실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만만치 않은 일이다.

이같은 위기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현장에서 신속하게 결정하고 수리를 진행하고 있다. 기차 시간표는 급변하는 지상 상황에 맞추기 위해 매일 밤 새로 만들어지고 있다.

무수한 임무를 수행하면서 철도 직원들의 희생도 이어지고 있다. 전쟁이 일어난 후 이달 12일까지 33명의 직원이 사망하고 24명이 부상을 입었다.

철도 회사의 임원들 또한 대통령 벙커에 있는 작업 공간도 거절하고 현장에서 일에 매진하고 있다.

올렉산드르 카미신 우크라이나 철도 최고 경영자(CEO)는 “이 작업은 끝이 없고 잠도 거의 못 잔다. 전쟁 발발 이후 지금까지 운영진들은 아무도 가족을 보지 못했다”라고 전했다. 이어 “가족들이 안전히 잘 있다는 것을 알고 이곳에서 내 일을 할 수 있을 때가 마음이 더 편하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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