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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21일 합병 관련 신규 순환출자 금지 법집행 가이드라인을 변경하면서 삼성SDI(006400)가 삼성물산(028260) 주식 404만주를 추가로 해소해야한다는 유권해석을 다시 내렸다. 하지만 과거 공정위 가이드라인에 따라 이미 500만주를 매각한 삼성 입장에서는 ‘신뢰보호 문제’에 어긋나는 터라 소급 적용이 불가능하다며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공정위는 기존 가이드라인이 순환출자 규제 관련 해석이 왜곡된 만큼 이를 바로 잡아 정당한 처분을 다시 내리는 것이 타당하다는 입장이다. 신규 순환출자 규제 법률 취지에 비춰 잘못된 해석을 다시 잡아 통보하는 것이니 ‘소급효’의 문제라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공정위는 그 근거로 이재용 부회장 1심 판결문에 재판부가 적시한 내용을 들었다. 판결문은 삼성이 신규 순환출자고리 해소과정이 “ 결과적으로 김종중(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전 사장)의 김학현(공정위 전 부위원장)에 대한 청탁이 성공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적시했다.
공정위가 자문한 행정법·경제법학자로 구성된 전문가 그룹(외부 7명, 내부1명)에서도 만장일치로 소급효 문제가 없다고 조언한 것도 근거로 내세웠다. 김상조 위원장은 “전문가에게 법 해석을 요청했는데 만장일치로 소급효와는 무관하다고 결론을 내렸다”면서 “사실 저도 깜짝 놀랐던 내용이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삼성 입장에서는 ‘신뢰보호 원칙’을 거론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신뢰보호란 행정기관 내린 결정의 정당성 또는 존속성에 대해 국민의 보호가치가 있는 신뢰는 보호돼야 하는 원칙이다. 삼성측은 당시 유권해석에 대한 질의를 했고, 공정위가 보낸 공문을 바탕으로 매각절차를 진행했기 때문에 당시 결정은 보호돼야 한다고 주장할 수 있어 논란이 될 수 있다.
여기에는 두가지 공익과 사익이라는 두가지 가치가 충돌된다. 신뢰와 관련해 삼성이 갖고 있는 법익과 공정한 경제질서 확립이라는 ‘공익’이라는 가치를 따져야 하는 문제다. 김 위원장은 “공정위는 과거의 잘못을 바로잡고 공정한 경제질서를 만들 책무를 갖고 있지만 삼성은 신뢰가 침해됐다는 근거로 소송을 제기하는 것도 헌법상 보장된 권리”라면서 “공익을 보호하기 위한 차원에서 순환출자 해석지침을 변경하는 게 옳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공정위는 법적 구속력이 있는 시행령이 아닌 예규로 이번 지침을 마련했다는 점이다. 예규는 공정위 내부에서 사건처리 준칙인터라 내부적인 귀속력만 갖고 있다. 삼성의 순환출자 해소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공정위가 제재를 내리더라도 향후 소송과장은 별개다. 법원은 예규를 인용하지 않고, 신규순환출자법에만 근거해서 결정을 내린다. 법원의 해석에 따라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는 셈이다.
이황 고려대 법무대학원 교수는 “당시 공정위 처분은 가이드라인만 만들었을 뿐이고, 외부 압력에 의해 잘못만들었다면 재설정해서 다시 처분을 내리는 것은 법적 문제가 없다”면서 “하지만 예규가 외부 구속력이 없는 만큼 법원이 참고는 할 수 있을지언정 이를 그대로 적용하지 않기 때문에 소송결과는 예단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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