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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법조계 및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김성훈 부장판사)는 고려아연 임시 주총 소집 허가 심문 기일을 오는 27일로 결정했다. 통상 임시 주총 소집 허가 사건은 심문기일 이후 1~2주 안에 인용 여부를 결정한다.
상법상 임시 주총은 2주 전에 개최 사실을 공고해야 한다. 법원이 임시 주총 소집을 막을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연내 개최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만약 고려아연 이사회가 주주명부 확정 등 임시 주총 소집을 위한 준비 작업에 협조하지 않는다면 시간은 지체될 수 있지만 늦어도 내년 1월 안으로는 임시 주총이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표 대결이 2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지분 확보에선 MBK·영풍 연합이 5%포인트 내외로 앞서 나가고 있다. 공개매수 종료 후 MBK·영풍 연합은 고려아연 지분 1.36%를 추가 확보해 보유 지분을 39.83%로 높였다. 반면 최 회장 측은 최씨 일가 및 베인캐피탈(17.05%)과 우군으로 분류되는 현대차, LG화학, 한화 등의 지분(17.60%)를 포함해 34.65%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 우군으로 분류되던 한국투자증권(0.8%)이 지분 전량을 매각하면서 최 회장 측의 우호 지분이 더욱 줄어든 여파다.
이런 상황에서 최 회장 측이 임시 주총을 법원 명령이 아닌 자진해서 개최할 가능성도 나온다. 법원 명령이 아닌 고려아연이 임시 주총 소집 요구를 받아들이면 실제 주총 개최일정을 최 회장 측이 결정할 수 있어서다. 임시 주총은 주주명부 기준일을 기준으로 통상 1~2개월 이내에 열린다. 법원 판단이 나오기 이전인 12월 중 소집 요구에 응한 뒤, 내년 2월까지 최대한 시간을 끌며 의결권 확보를 위한 밑 작업에 나설 전망이다.
고려아연은 오는 13일 이사회를 열고 유상증자 자진 철회 방안을 논의할 전망이다. 유상증자가 막힐 경우 우리사주조합에 지분 일부를 넘겨 의결권을 확보하려던 최 회장의 계획에는 차질이 불가피하다. 기보유 자사주(2.4%) 중 일부를 우리사주조합에 넘겨 의결권을 확보하는 방안도 있지만, 이 경우 배임 혐의가 불거질 수 있어 실현 가능성은 낮게 점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