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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이 구내염 진단한 의사 “그 의사는 학대 알았고 난 몰랐다”

김소정 기자I 2021.01.07 14:17:01
[이데일리 김소정 기자] 정인이에게 아동학대 확진을 내릴 수 없다고 판단한 소아과 원장은 진료 당시 아동학대 정황을 몰랐다고 주장했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캡처.
7일 소아과 A원장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제3차 아동학대를 신고한 소아과 의사와 다른 의견을 제시한 이유에 대해 “해당 의사는 지난해 5월 이미 정인이가 아동학대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어 9월 23일 3차 신고를 한 것”이라며 “저는 같은 날 정인이 진료를 볼 때 과거에 정인이가 구타를 당했다거나 과거에 아동학대가 있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날 또 (정인이에게) 멍이 없었고 이 소아과 선생님이 ‘누군가 찢은 듯한 모양’이라고 말했던 입에 상처도 없었다”라며 “이 상황에서 작은 입안 상처 감염과 구내염 등으로 아동학대 확진을 한다는 건 어려운 일이었다”라고 덧붙였다.

또 A원장은 정인이 진료와 관련해 진단서는 작성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인이가 우리 병원에서 입안의 상처 감염과 바이러스 구내염을 치료받았다는 내용의 진료확인서가 발급됐으나, 이는 당시 병원에 다녀온 날짜·인적 사항·병명만 기재된 서류”라고 설명했다.

청와대 청원 캡처.
이어 “진료확인서는 환자의 상태에 대한 기술이 없어 환자의 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서류가 아니다”라고 부연했다.

A원장은 양부와 아동보호소 직원에게 정인이가 2개월간 체중이 0.8kg 감소한 것에 대해 충분히 설명했으나 아동보호소 직원이 자신의 조언을 무시하고 별도의 검사를 시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2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정인이 사망 20여일 전인 9월 23일 한 소아과 의사가 아동학대를 의심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신고를 받은 아동보호소는 정인이와 양부를 A원장에게 데려갔고, A원장이 구내염을 진단해 정인이는 양부모와 분리 없이 집으로 돌아가야 했다. 이 병원은 양부모의 단골 병원으로 알려졌다.

방송 후 A원장의 면허를 박탈해달라는 청와대 청원도 올라왔다. 4일 청원인은 “아동학대에 대한 신고 의무가 있지만 이를 행하지 않았음은 물론 소아과 전문의로서 찢어진 상처와 구내염을 구분하지 못함이 의사로서의 능력이 의심되고 가해자가 유리하도록 허위 진단서를 내려 정인이를 구하기 위해 신고한 선량한 신고자들의 노력을 무력화해 이로 인해 정인이 구조될 기회를 잃고 고통 속에 16개월이라는 짧은 생을 마감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직접적인 의료 행위를 통해 정인이에게 해를 가하지 않았다 할지라도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환자를 진단하고 발급해야 하는 진단서를 무책임하게 발급할 시 환자의 생명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모를 리 없다”며 “미필적 고의가 있기에 공범으로 보고 처벌해야 한다”고 A원장의 면허증을 박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당 청원은 1월 7일 오후 2시 기준 9만3000여명의 동의를 얻었다.

A원장은 이 청원에 대해 ”(면허) 박탈 이유가 맞지 않는다“라며 ”저는 입의 상처 감염과 구내염 모두에 관해 소견을 밝히고 치료를 했지, 입 외상 감염소견을 구내염으로 잘못 진단하지 않았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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