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일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 소식을 전하며 “CES 비자 거부는 전례가 없는 일로, 양국 관계의 추가 악화를 예고한다”고 분석했다. SCMP 등에 따르면 올해 CES는 전 세계에서 약 4000개의 전시업체가 참가 등록을 마쳤으며, 이 중 30%가 넘는 1000개 이상이 중국 기업들로, 행사 주최측의 초청을 받아 전시 참여를 확정한 상태다.
하지만 미국 대사관이 CES 참석을 목적으로 비자를 신청한 중국인들의 미국 방문을 거부하면서 CES 행사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익명을 요구한 베이징의 한 IT마케터는 “미국 대사관에 비자 발급을 위한 인터뷰를 할 때, 미국에 있는 고객들을 방문하고 CES에 참석할 것이라고 말했는데, 발급을 거부당했다”며 억울해했다. 그는 또 “다른 동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CES에 참석한다고 말하면 90%의 확률로 비자를 거부당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뉴욕에 본사를 둔 컨설팅 회사인 아이엠팩트의 설립자인 크리스 페레이라 대표는 최근 링크드인에 올린 글에서 “최근 해외로 진출하는 중국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한 교육프로그램에 참석한 중국 기업 40개 중 절반이 CES의 공식 초청장을 받았음에도 비자를 거부당한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면서 “그들 대부분이 이유도 모른채 비자 발급을 거절당했다”고 전했다. 그는 “CES에서 이런 종류의 비자를 거부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로, 중국과의 항공편, 무역, 대화 등 교류를 줄이려는 미국의 의지를 반영한다”고 분석했다.
워싱턴 주재 중국 대사관 류펑위 대변인은 이 사태와 관련해 “우리는 미국이 중국과 협력해 비자와 입국 등 정책적 장애물을 줄이고, 양국의 비즈니스, 과학기술, 기타 분야에 있어 더 많은 교류를 장려하고 지원하기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취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CES 대변인도 SCMP에 “우리는 중국의 일부 CES 참석자 및 전시업체가 비즈니스 여행 비자 신청이 거부된 것을 알고 있다”며 “미국 정부에 이와 관련해 비자를 신속하게 발급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은 매년 1000개 이상의 기업이 CES에 참여해 왔으나, 2021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국가 안보 우려를 이유로 화웨이 같은 중국 IT기업을 계속 겨냥하면서 참석자 수가 500개 이하로 크게 줄었다. 이번 비자 발급 거부는 트럼프 당선인이 최근 모든 중국산 수입품에 1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하고, 중국 기업의 미국 시장 접근을 더욱 엄격하게 제한해 미국 제조업체를 보호하겠다고 공약하는 등 미중간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