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생면부지의 여성에 ‘사커킥’을 날리고 마구 폭행한 40대 전직 축구선수에 중형이 선고됐다.
|
권씨는 지난 2월 6일 새벽 부산 서구의 한 길거리에서 일면식 없던 20대 여성을 인적이 드문 골목길로 끌고 가 물품을 빼앗고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권씨는 흉기로 피해자를 협박한 뒤 물건을 훔치려고 하다 피해자가 반항하자 얼굴을 향해 사커킥을 날리고 마구잡이로 폭행했다. 피해자는 머리 부위를 세게 맞아 턱뼈가 골절되는 등 전치 8주의 상해를 입었다. 다행히 피해자는 행인의 신고로 병원으로 옮겨져 목숨을 건졌다.
권씨는 재판 과정에서도 세 차례 ‘공황장애’를 주장하며 불출석하고 “만취 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러 살해의 고의가 없었다”는 주장을 펼쳤다. 재판부가 피고인 없이 재판을 진행하겠다고 경고하자 결심 공판이 열린 지난달 19일 처음 법정에 나왔다. 당시 검찰은 권씨에 무기징역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그러나 이후 권씨는 지난 13일 예정됐던 선고일에도 불참했다.
재판부는 이날 선고 공판에서 “피고인이 우울증 등으로 인해 범행을 저지른 생각이 들기는 하지만 범행 내용이 너무 안 좋다”면서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고 하지만 예전 축구선수였던 피고인이 발로 상당 시간을 폭행하면 어떻게 되는지 더 잘 알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범행 횟수나 내용을 보면 미필적으로나마 살인의 고의가 있었다고 볼 수 있고 검찰이 구형한 무기징역에 상응하는 처벌을 할 수밖에 없다”며 “다만 살인 미수에 그쳐 법정형인 무기징역에서 감형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