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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저해지 상품은 납입 기간 중 해지할 경우 환급금이 없거나 적은 상품이다. 이런 특성으로 해지율이 낮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경험 통계 부재를 이유로 보험사들이 해지율 가정을 단기 실적에 유리하게 가정해왔다는 게 금융당국의 시각이다. 금융당국이 제시한 로그-선형 모형은 완납 시점 해지율이 0%에 수렴하는 모형이다. 완납 후 최종 해지율은 해외 통계를 고려해 0.8% 등을 적용한다.
그동안 일부 손보사들은 이런 당국 안을 적용한다면 수익성, 건전성 지표가 크게 나빠질 것이라고 우려하며 반대해왔다.
이런 논란을 의식한듯 금융당국은 다른 모형을 쓸 수 있는 길을 완전히 차단하진 않았다. 만약 다른 모형(선형-로그, 로그-로그 모형에 한정)을 적용하려면 감사보고서와 경영 공시에 합리적 채택 근거와 원칙 모형과의 차이(보험계약마진, 지급여력비율, 당기순이익 등)를 상세히 공시해야 한다. 또 금감원이 이를 집중 점검하기로 했다. 금감원이 예외 모형을 선택한 모든 회사에 대해 현장 점검을 실시하고, 계리 법인에 대해서도 감리 근거를 신설해 외부 검증의 적정성을 집중 점검할 예정이다. 다른 모형을 적용하는 요건을 엄격하게 보면서 원칙 모형을 쓰게 유도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구체적인 사항은 향후 실무 표준에 반영할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투 트랙 전략으로 보고 있진 않다”면서 “예외 모형을 적용하기 굉장한 노력과 부담이 있기 때문에 선택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금융당국은 해지율이 높을 경우 ‘예실차(예상 금액과 실제 발생금액의 차이)’가 증가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해 “경험 통계가 쌓이면 해결될 수 있는 단기적 문제”라고 보고 있다.
단기납 종신보험과 관련해선 추가 해지 상승을 반영하기로 했다. 단기납 종신보험은 납입 기간이 5~7년 정도로 짧으나 10년 시점에 보너스 등 부과로 환급률이 높은 종신보험이다. 소비자들이 사실상 저축성 상품처럼 인식해 보너스 수령 시 해지할 유인이 크다. 그럼에도 보너스 지급 시점 환급금 수령 목적의 추가 해지를 고려하지 않는 사례가 많았다. 앞으로는 표준형 상품의 누적 유지율을 활용해 해지 수준을 역산하거나, 30% 이상으로 추가 해지를 설정해야 한다.
주로 경과 기간·담보별로만 구분해오던 손해율도 연령별로 구분해 산출하도록 했다. 자사 통계가 충분한 경우 경과기간별·연령별 손해율을 직접 산출하고, 직접 산출이 어려울 경우 경과기간별 연령 합산 손해율과 연령별 상대도를 활용해 간접 산출하게 된다.
금융당국이 이번 회계제도 개선안과 최근 시장 금리 하락 등을 반영해 재무 영향평가를 시행한 결과, 국고채 10년물 금리 3% 기준 보험업권의 지급여력비율(K-ICS) 비율은 올해 상반기 말 대비 약 20%포인트 내외 하락할 것으로 추정됐다. 따라서 건전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게 당국의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