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오후 1시 36분쯤 검은색 패딩을 입고 법원에 출석한 조씨는 ‘살인교사 혐의를 인정하나’, ‘언제부터 공모가 이뤄졌나’ 등 취재진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지난달 12일 오전 10시쯤 서울 영등포구의 한 건물 옥상에서 건물 주차관리인인 30대 남성 김모씨가 80대 건물주 A씨를 살해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조씨는 A씨 건물 인근의 모텔 주인으로, 김씨에게 살인을 지시하고 증거를 인멸하는 등 그를 도운 혐의를 받는다. 조씨는 A씨와 영등포구 쪽방촌 재개발과 관련해 갈등을 빚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범행 직후 도주했고, 조씨는 그의 도주 경로 등이 찍힌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삭제했다. 김씨는 같은 날 오후 9시 32분쯤 KTX 강릉역 앞에서 경찰이 체포됐다. 김씨는 처음 A씨가 자신을 무시해서 그랬다고 범행 이유를 진술했으나, 이후 조씨가 살인을 지시했다는 취지로 진술을 바꾸었다.
경찰은 지난달 14일 김씨와 조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김씨만 구속 결정이 이뤄졌다. 법원은 조씨의 살인 교사 혐의에 대해서는 “공범의 진술 신빙성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영장을 기각했다.
이후 경찰은 조씨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내리고 조씨가 살인을 지시하는 장면, 모텔 혈흔을 지우는 장면 등에 대한 CCTV 영상 증거를 확보했다. 경찰은 지난 1일 재차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검찰이 보완 수사를 요구하며 한 차례 반려했으며, 경찰은 최종 자료 보완을 통해 지난 11일 다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한편 살인 혐의를 받는 김씨는 지난 11일 구속 기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