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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오 시장은 지난 2011년 7월 우면산 산사태 직후 10년간 5조원을 투자해, 시간당 100mm 이상의 폭우를 감당할 수 있는 대심도 빗물터널을 강남 등 7곳에 확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후 박 전 시장 재임기에 이 계획은 대폭 축소됐고, 신월 대심도 빗물터널 1곳만 완공됐다. 당시 박 전 시장은 취임 직후 수방정책 관련 시민토론회 등을 개최, 정책자문위원회와 시민단체 등의 의견을 수렴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자문위와 시민단체 등은 대심도 빗물터널의 효과가 검증되지 않았고 예산낭비 가능성이 크다며 전면 재검토를 주장한 바 있다. 이후 대심도 빗물터널 사업은 예산이 대부분 삭감됐다.
오 시장은 대심도 빗물터널 건설 등에 필요한 재원 마련을 위해 정부 국비 지원 요청과 함께 지방채도 발행할 방침이다.
오 시장은 지난 10일 입장문에서 “시간당 95~100mm의 폭우를 처리할 수 있는 32만t규모 저류능력의 신월 빗물저류배수시설이 건립된 양천지역은 침수피해가 전혀 발생하지 않다”며 “시설이 없는 강남은 시간당 처리능력이 85mm에 불과해 대규모 침수피해로 이어졌다”고 진단했다.
문제는 오 시장이 11년 전 중단된 대심도 빗물터널을 재추진할 경우, 최근 10년간 이뤄진 수방 대책들과는 별개로 진행돼 중복·과잉투자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박 전 시장 취임 이후 시는 10년간 총 3조 6792억원의 예산 들여, 45개 사업 중 40개를 완료하는 등 대규모 사업이 마무리 단계에 있다. 또 강남역 일대는 현재 95㎜수준으로 증설도 추진 중이다. 대심도 빗물터널을 건설하더라도 약 10년 주기인 집중호우 대비 외에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있는 ‘스마트터널’처럼 평소에는 차로로 쓰는 등 복합용도로 활용해야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조성일 전 서울시설공단 이사장은 “2011년 이후에도 수방사업을 계속 진행해왔기 때문에 11년 전과는 상황이 달라졌는데, 기존과 별개로 과거 대책을 재추진하면 과잉·이중 투자가 될 수 있다”며 “9~10년에 한번 쓸 빗물 저장용도 뿐 아니라 쿠알라룸푸르 스마트터널처럼 평소에는 교통용도로 쓰는 등 복합 기능을 고려해야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