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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우크라 전쟁은 '용병전'…젤렌스키 "국제 의용군만 1만6천명"

고준혁 기자I 2022.03.07 15:19:35

미 정부 "러시아, 시리아군 기용하고 있다"
러시아, 2016년 시리아 내전 때 현 정부 도와
푸틴과 우호관계인 체첸 공화국도 용병 지원
우크라 "우리 위해 싸우러온 외국인 1만6000여명"
미 전역 군인 수천명, 우크라 참전 위해 단체 꾸리기도

[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열흘 넘게 이어지는 가운데, 양측의 외인부대 규모도 커지고 있다. 일각에선 러시아에 시리아군이 참여한 것을 두고 “우크라이나 전쟁이 중동의 역학관계와 연결되면서 확장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발사되는 우크라이나 군대의 자주포 (사진=로이터)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왼쪽)과 블로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AFP)
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정부 관계자 4명을 인용해 러시아가 시리아군을 기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이 관계자들은 러시아 측 용병으로 참전하는 시리아군의 규모 등 세부사항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러시아는 2016년 지금의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내전을 벌일 때 핵심 후원자 역할을 했다. 주로 공군 병력을 지원해 석유 및 가스 자원을 확보하고, 공항 등 주요 인프라를 점거하는 데 힘을 보탰다. 이때 맺은 인연으로 이번엔 시리아군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돕게 된 것으로 풀이된다.

WSJ는 시리아군은 수년간의 내전을 겪으면서 시가전에 능하지만 러시아군은 그렇지 않다고 평가했다. 7일 기준 전쟁 12일차를 맞이했지만, 아직 헤르손이란 도시 한곳만 점령한 러시아로선 시가전에 익숙한 시리아군이 절실할 수 있는 것이다.

반면 시리아군이 러시아군 전력에 큰 보탬이 되지 않을 거란 관측도 있다. 워싱턴 DC의 찰스 리스터 중동연구소 시리아 전문가는 “시리아인을 우크라이나로 데려오는 것은 화성인을 달에서 싸우게 하는 것과 같다”며 “그들은 언어를 구사하지도 못하고 완전히 다른 환경에 놓이게 된다”라고 말했다.

러시아 측엔 시리아 말고도 체첸 공화국의 군대가 용병으로 참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로이터통신은 블로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친구인 체첸의 람잔 카디로프 독재자가 체첸군을 이미 우크라이나에 배치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측에도 용병이 모여들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주 우크라이나를 위해 싸우러 온 외국인이 1만 6000여명에 달한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들을 ‘국제 군단’(international legion)이라고 부르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의 전역 군인 수천명은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해 참전을 희망하고 있다. 이들은 소규모로 단체를 꾸려 현지에 합류할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이들이 우크라이나 의용군에 합류할 수 있도록 돕는 지원 사업도 등장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 모두에 용병들이 개입하면서 전쟁의 성격이 바뀔 수 있단 관측도 제기된다. 제니퍼 카파렐라 전쟁연구소 국가안보 담당 연구원은 용병들이 전쟁의 새로운 중심점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시리아군이 러시아를 도우며 우크라이나전에 참전하면서 전쟁은 국제화됐다”며 “이에 우크라이나전은 더 넓은 지역과 닿게 됐고, 특히 중동의 역학 관계와 연결됐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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