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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광장 완공도 안됐는데…거리 공연단 모집하는 서울시

김기덕 기자I 2021.04.21 15:35:45

10월 완공 목표로 광화문광장 사업 진행
광장서 문화예술인 위한 거리공연 계획
오 시장에 관련 사업 추진배경 등 보고
사업 재수정 가능성도…"재공론화해야"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서울시가 오는 10월 완공을 목표로 하는 광화문광장에서 문화 예술공연을 준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오세훈 서울시장 부임 이후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을 전면 중단하고, 재공론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거세지고 있는 상황이라 향후 적잖은 논란이 예상된다.

21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서울 주요 관광명소, 광장, 시장, 공원 등 야외 열린 공간에서 공연을 선보일 ‘서울365거리 공연단’을 오는 5월 7일까지 모집할 계획이다.

이번 사업은 코로나19 상황으로 공연 기회가 부족한 거리예술가들에게 활동 무대를 제공하고 인근 상권에 활력을 불어넣는다는 것이 주된 목적이다. 2011년 첫 시작해 올해로 11년 차를 맞은 서울시 대표 거리공연 사업이다. 올해는 최종 150팀을 선발해 5월부터 12월까지 약 2000회의 공연을 진행할 예정이다. 관련 예산은 공연 실비(출연료)를 포함해 방역 관리, 음향 설치 등에 시비 7억원 내외가 투입될 예정이다.

그동안 거리공연은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 구로G밸리, 가이파이브 등 도심 14개 공간에서 진행됐다. 시는 올해는 거리문화 공연 장소로 아직 공사가 진행 중인 광화문광장을 편입할 계획이다. 다만 일부 시민단체에서 광화문 광장 공사 중단과 사업 전면 수정을 요구하며 법원에 무효소송을 제기한 터라 거리공연이 가능할지는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새롭게 조성되는 광화문 광장을 알리고 널리 홍보하기 위해 의미있는 버스킹 공연을 준비 중에 있다”며 “코로나19 방역 상황과 실제 완공 시점을 고려해야 때문에 관련 부서와 협의를 진행 중에 있다”고 말했다.

현재 광화문광장 공사 공정률은 31%. 총 사업비 791억원 중 200억원을 훌쩍 넘는 예산이 사용됐다. 관련 부서에 따르면 현재 광화문광장 서측도로(인도) 공사는 마무리됐으며, 문화재 발굴 및 해치마당 리모델링이 진행 중이다. 이 때문에 오 시장 부임 이후에도 사업을 당장 폐기하기 보다는 사업이 수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중론이다. 공사를 아예 무효로 하기에는 여당이 장악한 서울시의회의 문턱을 넘어야 한다는 점도 부담이다.

광화문 광장 재구조화 공사로 서울 세종대로 광장 서쪽 도로에서 아스팔트 포장 제거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등 시민단체는 광화문광장 사업 무효소송을 낸 상황이다. 이미 지난달 25일 서울행정법원에서 진행된 1차 변론기일에서 시민단체는 “광화문 광장은 민의 표출 공간이라 표현의 자유와 환경권이 침해를 받는다”며 “공사 진행으로 집회 및 시위행위가 전면 금지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측은 “광화문광장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재조성하는 것”이라며 “이미 여론을 수렴해 진행한 만큼 국토계획법 등을 위반한 부분은 없다”고 반박했다. 이와 관련 2차 변론기일은 다음달 13일 진행될 예정이다.

시민단체들은 여전히 광화문 광장 공사를 전면 철회해야 한다는 입장이라 향후 문화 공연을 진행할 경우 적잖은 반발이 예상된다. 김은희 도시연대 정책연구센터장은 “광화문 광장은 부실공사 위험이 높은데다 교통 및 안전 문제를 무시하고 졸속으로 추진된 사업”이라며 “공연사업을 논하기 이전에 공사를 즉시 중단한 뒤에 혼잡 통행료, GTX-A노선 설치 등을 재공론화해 전반적인 시스템을 만드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 시장도 4·7 보궐 선거 이전에 광화문 조성과 관련한 시민단체 질문에 대해 “서촉 광장 조성 공사를 중단하고 공론화를 재개하겠다”고 답변한 만큼 앞으로 공사가 수정될 가능성도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미 (광화문광장 조성 관련해)한 차례 보고를 했으며. 추가로 광장 사업 추진 배경이나 의견 수렴 과정 등 전반적인 상황을 재보고하기로 했다”며 “사업 변화 가능성이 있으면 다시 준비해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광화문 광장 재구조화 공사 중 정부서울청사 앞 도로에서 조선시대 수로, 담장, 기단 등 문화재가 나와 관계자들이 발굴 작업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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