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연구에 따르면 조기 대장암 환자에게 림프절 전이가 있을 가능성은 10~20% 정도였다. 이로 인해 모든 조기 대장암 환자에게 수술적 치료를 시행할 경우 80~90%는 불필요한 수술을 받게 되는 문제가 있었다.
이에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외과 김종완 교수 연구팀은 조기 대장암에서 림프절 전이와 관련된 위험인자를 밝혀내, 수술까지 필요한 조기 대장암 환자를 사전에 가려낼 수 있게 했다.
‘조기 대장암의 림프절 전이 위험인자 및 예후에 대한 후향적 다기관 연구(A Retrospective Multicenter Study of Risk Factors, Stratification, and Prognosis of Lymph Node Metastasis in T1 and T2 Colorectal Cancer)’라는 제목의 이 연구는 SCIE급 국제학술지인 ‘임상의학저널(Journal of Clinical Medicine)’에 2023년 12월 게재됐다.
연구팀은 한림대학교의료원 산하병원에서 조기 대장암으로 수술적 치료인 근치적 절제술을 받은 765명의 환자를 분석했다. 이들 중 림프절 전이가 있는 환자는 87명(11.4%)이었고, 림프절 전이가 없는 환자는 678명(88.6%)이었다.
암의 림프절 전이는 대장암 환자의 생존율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한 요인이다. 림프절 전이에 따른 5년 무병생존율을 분석한 결과 림프절 전이가 있는 경우 72.6%였고, 없는 경우는 88.6%로 수술적 치료를 받았음에도 림프절 전이가 있을 때 생존율이 낮았다.<표1 참조>
특히 이번 연구에서는 조기 대장암에서 림프절 전이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확인했다. 이 결과 ▲암세포의 분화도에 따른 종양의 등급 ▲종양의 림프관 혈관 침윤 정도 ▲암이 직장에 위치한 경우 총 3가지 위험요인을 밝혀냈다.
이러한 위험요인을 적용해 조기 대장암 환자의 림프절 전이율은 분석한 결과, 위험요인이 없는 초저위험군은 5.4%, 위험요인이 1개인 저위험군은 11.6%, 위험요인이 2개인 중간위험군은 37.5%, 3개의 모든 위험요인을 가진 고위험군은 60%로 나타났다. 고위험군의 림프절 전이율은 초저위험군보다 11배 이상 높았다. 또 이들의 5년 무병생존율도 초저위험군은 96.3%, 저위험군은 94.5%, 중간위험군은 76.5%, 고위험군은 60%로 나타나 위험요인이 증가할수록 생존율이 낮아졌다.
김종완 교수는 “조기 대장암의 치료방법에 있어서 내시경 절제술과 수술적 절제술 중 선택하는 것은 쉽지 않은 문제였다”며 “내시경 절제술의 경우 통증이 적고 회복속도도 빠르지만, 림프절 전이로 재발되면 병기가 3기로 올라가고 생존율도 낮아지는 위험성이 있다. 반면 수술적 치료는 암을 확실히 제거할 수 있지만 림프절 전이가 없는 환자들에게 불필요한 수술을 해야 하며 고령이나 만성질환이 있는 환자들은 수술적 치료에 제한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조기 대장암의 치료계획 단계에서 림프절 전이 가능성을 높은 확률로 예측할 수 있게 됐다”며 “저위험군은 불필요한 수술 없이 내시경 절제술을 시행하고 고위험군은 종양학적 기준에 따라 근치적 절제술과 림프절 절제술을 시행해 조기 대장암 환자에 대한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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