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조업정지 앞둔 현대제철…청정장비 교체 등 신뢰 회복 총력

남궁민관 기자I 2019.07.09 14:36:59

소결공장 오염물질 배출에 고로 브리더 논란까지
잇단 환경문제 마주한 현대제철, 신뢰 회복 과제
지역사회에 사과문…청정설비 교체 설명회도
지자체 조업정지 앞두고 ''여론 달래기'' 총력전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소결공장 청정설비 전경.현대제철 제공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최근 환경문제로 연이어 논란을 불러일으킨 현대제철(004020)이 신뢰 회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앞서 안동일 현대제철 사장이 최근 불거진 당진제철소 소결공장 대기오염물질 배출 논란과 관련 입장문을 통해 지역 사회에 공식 사과한 데 이어, 9일 해당 소결공장에 새로 설치된 청정설비를 공개하는 설명회를 개최하고 나섰다.

특히 이번 소결공장 대기오염물질 배출 건과 별개로 현대제철은 오는 15일 고로 브리더 관련 충청남도의 조업정지 처분 시행을 앞두고 중앙행정심판위원회의 행정심판을 받고 있는 상황. 환경문제 관련 앞선 행보들은 고로 조업정지라는 초유의 위기를 막기 위해 환경문제 해결 노력을 대외적으로 알리는 동시에 지역 민심을 달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사과로 시작한 설명회…“청정설비 교체로 오염물질 절반 감축”

현대제철이 이날 진행한 설명회는 앞서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내 소결공장이 5년 간 대기오염물질 저감장치가 고장난 채로 운영됐다는 논란에서 출발했다. 안동일 사장은 “기존 소결로 배가스 처리장치인 CSCR(Carbon Selective Catalytic Reduction)은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설비임에도 자칫 운영을 잘못하면 화재가 발생하는 등 대규모 설비에 적용하기에 어려움이 많기도 하다”며 “설비 운용상 부족함으로 정지가 반복적으로 발생해 신고와 수리를 반복하다가, 포스코(005490) 광양제철소가 SGTS(Sinter Gas Treatment System) 적용을 성공한 사례를 보고 대규모 투자를 통한 설비 교체를 단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약 4100억원의 투자가 단행됐으며 지난 5월과 6월 각각 1소결공장과 2소결공장 청정설비 교체를 마무리했다.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3소결공장가 내년 6월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갈 경우 2021년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은 2018년 기준 2만3292톤(t)의 절반 이하인 1만t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제철소에서 발생하는 대기오염물질의 98.9%가 소결공장에서 발생한다.

특히 현대제철의 운영 미숙에서 논란이 시작된만큼 이번 설명회 역시 사과 및 신뢰 회복에 방점이 찍혔다. 안동일 사장은 “부임한지 4개월여만에 환경문제가 발생해 진심으로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허락하는 모든 기술을 적용해 개선할 것이며, 신뢰를 받도록 지속 노력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현대제철은 여론을 달래기 위한 방편으로, 지난 8일부터 2주 동안 지역주민과 지자체, 환경단체 관계자 등을 당진제철소로 초청해 신규 환경설비의 가동 상황을 보여주고 개선사항을 검증할 계획이다.

◇충남도 조업정지 처분 “행정심판 따라 법적 대응도 불사”

현대제철은 소결공장과 별개로 고로 브리더를 통한 대기오염물질 배출로 충남도로부터 조업정지 처분을 받은 상태이기도 하다. 공교롭게도 설명회가 진행된 이날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충남도 조업정지 처분과 관련 현대제철이 청구한 집행정지 및 행정심판 심사에 본격 돌입했다. 사안의 중요성을 고려, 충남도와 현대제철 양측 변호사들의 요청에 따라 구술심리까지 진행되며 인용 또는 기각은 1~3일 내 결정될 전망이다.

만약 행정심판 결과 현대제철의 청구가 기각될 경우 소송전으로 넘어간다. 이날 안 사장은 “고로를 정지하는 것은 단순히 경제적 손실 차원이 아니라 노황(고로의 상태)이 나빠지기 때문에 철강업을 하는 회사로서 멀쩡한 고로를 멈추는 건 어떤 해결책도 될 수 없다”며 “고로 조업정지가 결정될 경우 집행정지 관련 법적 조치를 하고, 행정소송을 통해 사법부 판단을 받아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전세계가 같은 방식으로 고로 브리더를 운영하는만큼 그 동안 우리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지만, 이제 지적을 받고 우리도 심각하게 고민하고 반성하고 있다”며 “포스코와 철강협회, 중국과 일본, 유럽 등 철강업계와 함께 최선의 방법을 고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