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프트웨어(SW) 개발자 인력난이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대형 IT 기업들이 ‘개발자 모셔가기’ 경쟁을 멈췄지만, 구직자와 기업 간의 미스매치 현상 때문에 필요한 기술과 연봉 조건이 모두 맞는 인력을 찾기가 어려운 상태다.
|
3일 이데일리가 IT 인력 전문 채용 플랫폼 원티드랩에 의뢰해 경력별 개발자 평균연봉을 분석한 결과 기업들이 가장 선호하는 6~8년 차의 ‘미들급 개발자’ 연봉은 2020년부터 반기마다 5%씩 상승해 올해 상반기 6229만원을 기록했다. 9~11년차 개발자 평균 연봉도 같은 기간 4%씩 올라 7149만원에 이르렀다. 과거 크게 뛴 개발자 몸값이 계속 오름세를 보여, 이제 연봉을 6000만~7000만원 정도는 줘야 숙련된 개발 인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코로나 대유행 당시에는 IT 서비스 개발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네카라쿠배(네이버, 카카오, 라인, 쿠팡, 배달의민족)’로 불리는 대형 IT 기업과 투자 받은 스타트업까지 쟁탈전에 뛰어들어 개발자 몸값 상승에 불을 붙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대형 IT 기업들도 높은 개발자 몸값에 따른 인건비 부담으로 신규 채용을 닫고 필수 인력만으로 개발팀을 운영하고 있다. 이로 인해 구직자와 기업 간의 적정 연봉에 대한 인식의 격차가 인력난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중소기업들은 IT 인력 시장에 형성된 연봉 수준을 맞추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달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SW분야 인력채용 여론조사에 따르면 ‘3~8년차 개발자 연봉 수준은 3000만~5000만원이 적당하다’고 답한 기업이 전체(187개사) 중 68.5%로 가장 많았다. 그러나 원티드랩을 통해 채용된 3~8년차 개발자의 연봉 수준은 5000만~6000만원인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가 있다.
전 산업 분야가 디지털을 혁신 동력으로 삼고 있는 상황에서 개발자 인력난은 중대한 문제다. 이에 많은 기업들이 해외 개발자를 적극 채용하는 등 현실적인 대안을 찾고 있다. 해외 개발자 매칭 플랫폼 슈퍼코더를 통해 최근 2년간 국내 기업에 연결된 해외 개발자는 100명에 이른다. 대형 IT서비스 회사들을 중심으로 인도·베트남에 있는 ‘글로벌 개발자 센터(GDC)’를 통한 해외인력 확보 움직임도 활발하다.
해외 개발자들이 국내 산업 생태계에 원활하게 공급되면, SW전문기업뿐 아니라 모든 산업이 IT를 기반으로 자기 분야를 혁신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서석진 고려대 인공지능학과 교수는 “수준을 갖춘 해외 개발자들이 국내 산업 생태계에 원활하게 공급되면, SW개발 수요를 충족시키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일자리 미스매치로 인력 수급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라 해외 개발자들이 한국 청년들의 일자리를 빼앗는다고 볼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