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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빙하 5년새 20% 사라졌다…"시나리오보다 훨씬 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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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성훈 기자I 2026.10.01 10:2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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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만 부피 5% 넘게 줄고 2곳은 완전 소멸
폭염·적설 부족에 두께 최대 4m 얇아져
영구동토 녹아 낙석 급증…최소 3명 숨져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스위스 빙하가 최근 5년간 20% 가까이 줄었다. 올해에만 5% 넘게 녹아 사라졌다. 겨울철 적설 부족과 여름 폭염이 겹친 탓이다. 예상 시나리오보다 훨씬 빠른 속도라는 진단이 나온다. 빙하가 녹으며 낙석 등 사고 위험도 커졌다. 알프스 지역의 생계 수단인 관광업에도 비상이 걸렸다.

지난 7월 24일 스위스 알프스 글레치 인근 론 빙하가 녹아 생긴 구멍. (사진=AFP)
지난 7월 24일 스위스 알프스 글레치 인근 론 빙하가 녹아 생긴 구멍. (사진=AFP)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스위스 빙하 관측 네트워크(GLAMOS)와 스위스과학아카데미는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올해 빙하 부피가 5% 넘게 줄어 역대 최악이었던 2022년에 근접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최근 5년간 사라진 빙하는 전체의 20% 가까이로 늘었다. 최소 2개 빙하는 완전히 사라졌다.

블룸버그가 GLAMOS 자료를 토대로 집계한 스위스 빙하의 전체 얼음 부피는 2001년 75.1㎦에서 올해 42.8㎦로 줄었다.

GLAMOS 책임자인 빙하학자 마티아스 후스는 “최근 5년 동안 얼음 손실이 두 배로 늘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큰 손실이, 그것도 이렇게 짧은 기간에 집중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시나리오보다 훨씬 빠르다”고 짚었다. 연구진은 이런 속도라면 알프스 빙하가 장기적으로 살아남을 가능성은 없다고 결론 내렸다.

GLAMOS에 따르면 지난겨울은 관측 이래 눈이 가장 적게 내린 겨울 10위 안에 들었다. 이후 올여름엔 5월부터 9월까지 매달 한 차례 이상 폭염이 찾아왔다. 결빙 고도가 해발 4000m를 넘은 날은 76일에 달했고, 지난달 들어선 해발 3500m 이하에 눈이 남아 있지 않았다.

이에 개별 빙하의 두께는 여름이 끝날 무렵까지 2.5~4m 얇아졌다. 일부 빙하의 끝부분은 여름 동안 최대 10m 후퇴했다.

빙하와 영구동토층이 녹으면서 산비탈도 불안정해졌다. 알프스 고산지대의 바위와 흙은 사계절 내내 얼어 있는 땅속 얼음층(영구동토층)이 접착제처럼 붙잡고 있는데, 기온이 올라 이 얼음이 녹으면 바위를 붙잡던 힘이 약해진다. 과거엔 알프스의 낙석이 여름철 해빙이 끝난 9~10월에 잦았지만, 이젠 더 이른 시기에 빈번해지고 있다.

올해 관광 성수기에도 알프스에선 이례적으로 낙석이 잦아 최소 3명이 숨졌다. 지난 7월 몽블랑 산군의 구테 쿨루아르를 건너던 체코 등반가 2명이 낙석에 맞았다. 지난 8월엔 산악 가이드 과정을 밟던 프랑스 등반가가 몽블랑 일대 에귀유 뒤 제네피를 오르다 낙석에 목숨을 잃었다.

대응에 나선 스위스와 프랑스 당국은 올해 일부 산장을 결국 폐쇄했다. 지난 8월엔 프랑스 샤모니몽블랑의 명물 에귀유 뒤 미디 케이블카의 고지대 빙릉 출구가 일시 폐쇄됐다. 같은 달 스위스 발레주 란다 마을엔 대피 경보가 내려졌다. 인근 바이스호른 빙하의 움직임이 빨라진 탓이다. 지난해 스위스 블라텐 마을을 덮친 것과 같은 붕괴가 우려됐다.

그나마 알프스는 인구가 밀집한 네팔 등에 비하면 인명 피해 위험이 작은 편이라는 평가다. 네팔에선 지난 8월 빙하 붕괴로 산사태와 대규모 홍수가 일어나 1400명 넘게 숨졌다.

한편 따뜻해진 기후는 스포츠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유럽과 미국에선 고온과 산불로 여름 대회가 취소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선수들은 대회 중 더위를 견디기 위해 일부러 더운 환경에서 훈련하기 시작했다.

몽블랑 등에서 등반 속도 기록을 여러 차례 세운 프로 트레일러닝 선수 킬리안 조르넷은 “10년 전 알프스는 여름에도 온통 하얀 눈으로 덮인 산이었지만 지금은 바위산”이라고 말했다. 그는 “매년 일회성 사건이라고 생각하며 여전히 부정하고 있지만, 이런 일은 해마다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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