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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부산 동구 부산국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BPEX)에 기후테크 스타트업 15곳의 부스가 들어섰다. 부산 기반 스타트업 10곳과 인도네시아 스타트업 5곳의 청년들이 부스에서 관람객들을 맞이했다. 히잡을 쓴 인도네시아 여성 참석자가 한국 부스를 돌며 명함을 건네고 영어와 인도네시아어, 한국어가 섞인 대화가 오갔다.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친환경·에너지 스타트업에 뛰어든 양국의 청년들은 서로의 부스를 돌아보며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기후·창업 전문가와 투자자들을 만났다.
한 부스에는 작은 비닐 봉지에 작은 구슬 같은 가루가 가득 차 있었다. 버려진 굴 패각을 활용해 부식 없는 친환경 제설제를 만드는 ‘쉘피아’ 부스였다. 염재성 쉘피아 매니저는 “아임인부산을 통해 신제품을 개발하고 설비나 원자재를 구매하는 데 도움을 받았다”며 “저희가 요청하면 전문가분을 매칭해 멘토링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대편 인도네시아 부스에서는 ‘아이그라’(AIGRA) 팀이 무대에서 발표를 마치고 내려왔다. 인도네시아에서 출발하려다 갑작스러운 화산 폭발로 부랴부랴 항공편을 바꾼 이들은 피곤한 기색도 없이 노트북을 키고 저장고 모니터링 화면을 띄웠다. 농산물의 부패를 막기 위해 저장고의 상태를 AI로 모니터링하는 아이디어를 낸 이들은 지난 5월 SK이노베이션 E&S의 인도네시아 청년 창업 프로그램 ‘마주온’(MAJU:ON)의 우수팀으로 선정됐다. 어려운 비행 끝에 한국에 온 사트리요씨는 9~10일 이틀간 이어질 부산 창업 현장 방문이 기대된다며 눈을 반짝였다.
이들은 모두 SK이노베이션 E&S의 지역 기반 청년 창업 프로그램에 선발된 스타트업들이다. SK이노베이션은 국내에서는 부산, 해외에서는 인도네시아를 거점으로 청년 창업가를 육성하고 있다. 부산에서는 ‘아임인부산’, 인도네시아에서는 ‘마주온(MAJU:ON)’이라는 이름으로 각각 2024년과 2025년부터 사업을 진행 중이다. SK이노베이션 E&S는 지난 5일부터 오는 10일까지 클라이밋 솔브 위크(Climate SOLVE Week)를 진행하며 양국 창업가들을 한 자리에 모았다.
클라이밋 솔브 위크는 SK이노베이션 E&S가 지원하는 부산 및 인도네시아 청년 창업가들이 창업 아이디어 발굴부터 실제 기업의 문제 해결, 전문가 네트워킹, 창업 현장 방문까지 창업의 전 과정을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지난 5일에는 양국 대학생들이 부산 중소기업이 실제로 겪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임팩트 해커톤’이 진행됐다. 8일 에너지·환경 분야 전문가들과 AI 기반 기후테크 창업 생태계 활성화 방안을 논의하는 솔브 컨퍼런스를 거쳐 9~10일에는 인도네시아 창업가들이 부산센텀기술차업타운(CENTAP)을 방문해 지역 창업 현장을 둘러보는 벤치마킹 투어가 진행된다.
이날 진행된 솔브 컨퍼런스에서는 ‘아임인부산’ 참여기업인 라온프렌즈와 5일 해커톤 우승팀 사마(SAMA), 마주온 우수팀 아이그라(AIGRA)가 대표로 무대에 올라 자신들의 경험을 공유했다. 대학생으로 구성된 사마팀은 아임인부산 참여기업인 패브릭덕트가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잠재 고객을 발굴하고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들은 서로 얼굴을 맞대고 일한지 6시간 만에 AI를 활용해 현지 잠재 고객 기업을 탐색·분석하고, 협업 가능성이 높은 기업에 이메일로 제안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지역 스타트업이 실제 사업 과정에서 겪는 문제를 대학생들이 직접 발굴하고 AI를 활용해 해결책을 제시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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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기반시설을 필요로 하는 에너지 사업의 특성상, 사업장이 위치한 지역사회의 우호적 관계 구축이 필수적이다. 지용민 SK이노베이션 E&S 지속가능경영실장은 이날 솔브 컨퍼런스에서 “지역은 창업생태계 활성화를 통해 지역경제의 자생력을 기르고, 기업은 기후테크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과의 협력을 통해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후변화 대응과 에너지 전환 역시 이러한 창업 생태계 구축의 배경이다. 기후·에너지 분야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는 것이 회사의 성장과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019년 군산에서 민간 최초로 지역 재생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지역 기반 청년 창업가를 육성해왔다. 대기업 철수 등으로 침체된 군산 지역경제를 회복하고 청년 창업가의 지역 정착을 돕는 ‘로컬라이즈 군산’ 프로젝트가 그 시작이다.
SK이노베이션 E&S에 따르면 2026년 기준 로컬라이즈 군산을 통해 육성한 창업팀의 약 80%가 사업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40%가 군산에 정착했다. 누적 매출액은 180억원에 달한다.
이 같은 지역 기반 창업 지원 모델은 부산과 인도네시아로 확장됐다. 부산에서는 환경·에너지 분야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아임인부산으로, 인도네시아에서는 에너지·기후 분야 청년 창업가를 육성하는 마주온으로 이어졌다.
SK그룹은 앞으로도 사업장을 둔 지역에 창업 생태계를 조성해 나갈 계획이다. 동시에 스타트업과의 협업을 통해 외부 혁신 기술을 빠르게 도입하고, 스타트업의 성장도 지원하는 상생 구조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이종수 SK이노베이션 E&S 사장은 “이번 행사는 기후와 에너지 문제 해결을 위해 한·인니 양국의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협력하는 자리”라며 “앞으로도 청년 창업가와 지역 중소기업 육성을 통해 기후테크 생태계 활성화와 지역사회 문제 해결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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