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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전북 익산시 용안면 일대에서 최고위원·의원·당원 등 400여명과 함께 흙탕물로 뒤덮인 비닐하우스 내 피해 작물을 처리하고 침수 가구를 정리했다. 이달 21~28일을 전 당원 봉사 주간으로 정한 국민의힘은 21일 경북 예천군, 24일 충북 청주시에서 당 의원과 당직자, 당원이 수해 복구를 지원했고 김 대표는 26일 충남 청양군에서 봉사활동을 실시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충남 부여군에서 의원과 당직자 등 340여명과 침수된 원예 비닐하우스 복구 작업을 했다. 민주당은 지난 17일부터 일주일을 수해 대응 총력 기간으로 선포하고, 전북 익산시와 예천군 등 현장 점검에서 피해 지역 주민 의견을 수렴했다.
여야 당대표는 수해 피해 현장을 둘러보고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김 대표는 “근본적으로 개선된 치수대책을 세우고 설계 기준을 포함해 재난대책도 전부 재정비해야 한다”며 “항구적 수해 대책을 논의하기 위한 팀을 만들기 위해 이번주 중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도 “정부가 신속히 재난지역을 선포한 것은 평가할 만하지만, 제도적으로 보상과 지원이 부족하다는 호소가 있다”며 “제도적으로 부족한 부분도 보완책을 신속하게 만들어야 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여야는 복구 재원을 두고 견해차를 보였다. 이 대표는 “자원봉사로 도움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보단 신속한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을 통해 정부의 대대적 피해 지원이 있어야겠다”며 “정부는 ‘건전 재정’을 너무 노래하지 말고 돈은 필요할 때 쓰자고 있는 것”이라고 추경을 촉구했다. 반면 김 대표는 “당초 예산엔 여러 재난에 대비한 예비비가 편성돼 있고 불용재원이 있기 때문에 그 재원을 활용하면 추경을 편성하지 않아도 된다”고 반박했다.
이와 함께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침수 사고와 관련해 ‘중대시민재해’를 적용할지에 대해서도 여야 입장이 갈렸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전날 “재난 예방·관리 책임은 정부·여당에 있다”면서도 “(지하차도 사고는) 사실관계가 확인된 이후에 법적 책임과 관련 법안 논의를 판단할 것”이라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명백한 인재이자 관재(官災)로 사회적 재난 문제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적극 살피겠다”고 중대시민재해 적용에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수해 예방법’ 7월 국회 통과 가능성 커졌다
여야 지도부가 제도 개선에 공감하면서 수해 방지 관련 법안 입법 논의도 급물살을 타게 됐다. 소관 상임위원회인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26일 소위원회와 전체회의를 차례로 열어 ‘하천법’ 개정안(이광재 전 더불어민주당·임이자 국민의힘 의원 각각 대표발의)과 ‘도시하천유역 침수피해방지 대책법’(도시침수방지법·노웅래 민주당 의원 대표 발의)을 중심으로 수해 예방 관련 법 10여개를 논의하기로 여야가 합의했다.
하천법 개정안은 ‘국가 지원 지방하천’ 제도를 도입하고, 지방하천 정비에 국가가 재정 지원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지방하천 관리 책임이 있는 지방자치단체가 예산 부족 등으로 겪는 어려움을 해소하겠다는 취지다. 도시침수방지법은 환경부가 도시침수방지대책을 총괄토록 하고 10년 단위로 국가 차원의 종합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골자다.
이들 법안은 각각 기획재정부와 행정안전부가 반대하며 심의가 지체됐다. 그러나 정부·여당에서 종합적 지류·지천 관리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하며 하천법 개정안 논의에 본격 착수했다. 도시침수방지법 역시 행안부가 제출한 최종 의견에 따라 여야가 수정안을 마련하기로 하며 논의의 물꼬가 트였다.
여야는 이들 법안이 26일 환노위에서 처리되는 대로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27일 예정된 7월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기후변화 관련 5년 단위 기본계획 수립과 기후변화감시예측 정보시스템 구축을 담은 ‘기후·기후변화 감시 및 예측 등에 관한 법률안’(임이자 의원 대표 발의) 등은 여야의 견해차가 있어 아직 통과는 불투명한 상황이다.